2012런던 출전권 확보를 위한 노력…열악한 지원과 적은 훈련일수가 걸림돌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을 일 년여 남겨둔 지난달 29일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이하 이천훈련원).

2012년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12일 간 100여 개국 5,000여명 선수들이 펼치는 장애인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단은 대비훈련과 함께 출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이천훈련원에서는 7종목 121명의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으며, 총 26개 종목 465명의 선수단이 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 우리가 수영 국가대표다. 서로에게 힘을 주며 함께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정두리 기자
▲ 우리가 수영 국가대표다. 서로에게 힘을 주며 함께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정두리 기자
지적장애인, 올림픽에 도전하다

2012년 런던에서부터 지적장애인 선수의 출전이 가능해 지면서 지적장애인 수영계의 ‘박태환’으로 불리는 조원상 선수(지적장애)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지은, 민병언, 김경현 선수 등 이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한 수영 종목은 조원상 선수가 합류하면서 장애유형 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조 선수는 “앞으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함께 경기하고 훈련하는 선수들이 모두 형이다. 그러나 기죽지도, 봐주지도 않고 열심히 해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준 만큼 열심히 하고 싶다.”며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지적장애인 수영의 '박태환' 조원상 선수. ⓒ정두리 기자
▲ 지적장애인 수영의 '박태환' 조원상 선수. ⓒ정두리 기자
조 선수는 세계 신기록 1개와 아시아 신기록 4개, 한국 신기록 6개를 갖고 있는 다수의 신기록 보유자다. 또 국제지적장애인경기연맹 글로벌게임스에서 배영 100m, 자유형 50m 등 부분에서 금메달을 보유한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장애인 체육 분야 내에서도 외면 받는 지적장애인 스포츠 선수였기 때문이다. 지적장애인은 그동안 장애인 올림픽 출전 선수가 아니어서 금메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연금 등 국가의 지원은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조 선수의 어머니는 비싼 훈련비를 직접 마련해야 했고, 재정적 어려움이 항상 뒤따랐다.

조선수의 어머니는 “장애인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지금 성적대로라면 원상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금메달을 받게 되면 조금 더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연금도 나와 좀 더 좋은 훈련을 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는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과학적 훈련도 부족하다.”며 “우리 아이는 물론 몇몇 선수들은 비장애인선수들처럼 과학적 훈련과 지속적 지원만 해준 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선수는 9월 말 런던대회에 앞서 이탈리아 지적장애인 수영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자유형과 배형, 100m와 50m 경기 등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리고 탄탄히 쌓아온 성적을 토대로 런던에서의 금메달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 힘든 훈련 속에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 힘든 훈련 속에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 중. ⓒ정두리 기자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 중. ⓒ정두리 기자
휠체어 럭비, 짧은 훈련 기간 아까워 강행군 소화해야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저변확대조차 쉽지 않은 휠체어 럭비팀도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추 손상으로 하반신 또는 손의 동작이 부자연스럽지만 경기용 휠체어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격렬한 경기를 펼치는 휠체어 럭비.

휠체어 럭비팀은 2012년 런던대회를 앞두고 오는 11월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오세아니아 지역예선이 이천훈련원에서 펼쳐져 홈경기라는 이점이 있는 반면, 같은 조에 2위 호주와 3위 일본이 속해있다는 부담이 있다. 특히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윤세완 감독은 “휠체어럭비를 하는 33개국 중 우리나라는 18위정도 되지만 열심히 훈련한 결과 10위 정도의 실력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11월 지역예선에서 출전권만 확보한다면 2012 런던에서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성민규 선수 역시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선수와 감독의 다짐과 강한 자신감을 뒷받침하기 위해 휠체어 럭비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훈련일수 확보.

아직 국제대회에 나가 메달을 획득한 경력이 없다보니 국가대표 훈련일정은 고작 50일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배려로 70일 합숙훈련을 배정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배정받은 훈련 일정이 모자라 자비로 30일 훈련을 추가할 예정이고,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에 대한 지원도 거의 없어 자원봉사 수준의 보수를 받고 국가대표를 훈련시키고 있다.

윤 감독은 “일분일초가 아까워 휴일도 없이 매일 8시간 씩 훈련하고 있다.”며 “강행군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훈련원 시설을 이용해 운동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은 행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스포츠가 발전하고 특히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위선양 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장애인에게 그 어떤 재활보다 빠른 사회복귀를 가져오는 체육에 국가가 지원을 아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감독은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는 체력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경추손상 장애인들로 구성된 휠체어 럭비 팀 선수들은 대부분 사고로 인해 어깨 또는 다리 등에 근육이 약해졌기 때문.

윤 감독은 “사고 후 6개월 이내에 운동을 시작해야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보통 2~3년이 지나야 운동을 시작해 힘이나 근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근력 운동이었고 80% 완성됐다. 나머지 훈련만 착실히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는 물론 태극기를 런던 하늘에 휘날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략 전술도 탄탄하게 준비 중이다. 기존의 세계 정상급 국가를 뒤 쫒아 가기에는 체격 조건에서부터 버겁다는 것을 느낀 윤 감독은 농구에서 활동하던 코치를 영입해 ‘전원 수비, 전원 공격, 빠른 럭비’를 모토로 삼아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뜨거운 태양과 맞선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이 트랙을 달리고 있다. ⓒ정두리 기자
▲ 뜨거운 태양과 맞선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이 트랙을 달리고 있다. ⓒ정두리 기자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실업팀

뜨거운 날씨를 이기며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은 트랙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육상 국가대표팀은 총 100일의 훈련일정을 배정받아 앞으로 30여일의 훈련을 남겨두고 있다.

유병훈 선수는 “올해 훈련은 초반에는 폭우가, 후반에는 뜨거운 날씨가 힘들게 하고 있다.”며 “그러나 훈련을 멈출 수는 없기에 최대한 컨디션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연습했다.”고 지난 훈련기간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훈련기간 중에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초청경기가 있어 400m를 중심으로 훈련했다.”며 “앞으로는 100m와 200m를 주 종목으로 잡은 만큼 스타트와 순발력 보완에 노력할 것.”이라고 계획했다.

육상은 휠체어 레이스와 마라톤 등으로 다른 장애인 스포츠 종목에 비해서는 많이 알려진 쪽에 속한다. 그러나 이 역시 지원이 적어 선수층이 얇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유 선수는 “신인선수들이 발굴돼 훈련에 참가하기도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육상 종목에 지원까지 적다 보니 타 종목으로 전향하거나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실업팀이 전무한 육상의 경우 훈련과 생업을 겸하는 것이 어려워 운동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육상의 경우 최근 제주도청 소속이 된 홍석만 선수를 제외하면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해야 하는 실정이고, 이 또한 생업과 병행하다 보면 훈련을 통해 끌어올린 체력이 다시 떨어져 제자리걸음이 될 뿐이라고.

유 선수는 “실업팀이 생겨 운동에만 전념한다면 꾸준한 성장이 있을 수 있는 종목이 육상.”이라며 “최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초청경기를 펼치는 휠체어 육상 선수들에게 언론의 관심이 높아져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그래서 모든 인터뷰에 실업팀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체육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실업팀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에게 2012년 대회가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서 후배들은 실업팀과 국가의 지원 등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천훈련원에서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을 1년 앞둔 선수들을 위한 작은 격려의 자리가 마련됐다. 장애인선수들과 지도자, 관계자 및 후원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선수들은 장기자랑을 선보이며 앞으로 나아갈 1년을 위해 잠시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 중. ⓒ정두리 기자
▲ 휠체어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은 훈련 중. ⓒ정두리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