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각장애인 단체 ‘데프네이션’, 한국을 만끽하다
미국 청각장애인 단체 ‘데프네이션’, 한국을 만끽하다
  • 김라현 기자
  • 승인 2011.09.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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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후 동영상 제작해 세계최대 청각장애인 사이트에 홍보 예정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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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접속자가 700만 명이 넘는 세계최대의 청각장애인 사이트인 deafnation.com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청각장애인 단체인 ‘데프네이션(Deafnation)’의 회원 20명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기 위해 지난달 31일 한국을 찾았다.

아시아나 항공 등의 지원으로 내한한 이번 방문단은 4박 5일 동안 서울과 제주의 여러 명소를 돌아보고 자신들의 한국여행 추억을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에게 알리게 된다. 특히 이번 한국 투어단에는 deafnation.com의 운영자인 조엘 배리쉬(Joel Barish)도 포함되어 있는데, 조엘은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한국의 주요 관광지를 직접 취재해 한국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어서 deafnation.com에 올릴 예정이라고.

방문단은 한국 방문의 첫 소감을 묻자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아시아 나라를 여행했다. 생각보다 훨씬 깨끗하고 아름답고, 사람들이 친절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쳐졌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라는 걸 알았다. 깨끗한 공중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여행 참가자들 중에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포함되어 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수화로 강의를 하고 있는 Rania Johnson(1969년생, 여)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4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는데, 어린 나이에 입양되어 한국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으나 김치를 먹을 때면 마치 집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이번 기회에 내 뿌리인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방문했다. 한국의 장애인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텍사스에 살고 있는 Sam Dunn(1976년생, 남)씨는 “수화통역사와 함께 일반 학교를 다녔으며 지금은 장애인 보조기기를 만드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장애인을 위해 일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고 “미국으로 온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 놀라운 추억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피츠버그에 살고 있는 Tia Abshier(1975년생, 여)씨는 “10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한국을 기억하고 있고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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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단은 1일 경복궁 등 서울의 관광명소를 둘러본 뒤 오후 3시쯤 한국관광공사를 찾아 이재경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방문단은 지난 7월 유치확정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한국관광공사는 올림픽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장애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묻고 ‘4년마다 청각장애인 올림픽(Deaflympics)이 개최되는데, 한국관광공사에서 행사 협찬을 해줄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재경 부사장은 질문에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올림픽과 관광을 연계하여 한국 관광을 홍보할 예정이며, 청각장애인 올림픽에 대해서도 고려해보겠다.”고 대답했다.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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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같은 날 저녁에는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서울수화전문교육원에서 한국의 농청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엘은 농청년들에게 세계 곳곳을 다니며 모험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들려줬으며, 농청년들은 조엘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집중했다.

조엘은 강연 말미에 농청년들에게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단지 듣지 못할 뿐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라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후 방문단과 한국 농청년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세계공통수화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직접 대화했고, 그렇지 않은 농인들은 미국 수화와 한국 수화를 통역해주는 통역사에게 도움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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