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APDF 국제 교류회 개최…아·태 장애 NGO 의지 담은 서울선언문 채택

2012 APDF 아시아태평양 장애포럼을 앞두고 지난 1~2일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각 국의 장애NGO들이 모여 교류와 연대를 결성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APDF는 1983년부터 시작된 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의 ‘아·태 장애인 10년’의 이행과 모니터를 위해 해당 지역 국가의 NGO를 조직화한 민간기구로, 장애관련 문제와 발전과제를 논의하고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선언문으로 채택, 전략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2012년 인천에서 진행되는 APDF 컨퍼런스를 앞두고 열린 아·태지역의 장애 NGO 교류대회(Asia-Pacific NGO Network Meeting for New Decade)는, 각 나라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제3차 새로운 10년(2013~2022년)’의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현안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교류회에서는 ‘제2차 아·태장애인 10년 평가와 새로운 10년의 NGO 역할’이라는 주제로 UN 장애인권리협약위원회(이하 UN CRPD) 김형식 위원(APDF 부회장)의 기조강연과 각 국에서 참여한 장애 리더들로부터 해당 국가의 경험과 이행 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 ⓒ정두리 기자
▲ ⓒ정두리 기자
지난 10년의 평가, 3차 도전 핵심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 이행 될 것

김형식 위원은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2012년 UN ESCAP의 최종평가회의가 종결되면서 채택될 새로운 10년의 도전을 잘 감당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기 위함.”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아·태장애인 10년의 핵심비전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실효성 있는 이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이라는 국제적인 법률 도구는 과거, 도움을 받고 남에게 의존하는 장애인이 아니라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시민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며 “국제법은 자칫 해당 국가의 구체적인 상황에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식 위원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위해 문건을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은 물론 전략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형식 위원은 “장애인당사자와 장애계단체들이 공동으로 경험하는 것은 힘, 세력, 역량이 취약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와 국민,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쳐 정책 변경을 시도한다는 것이 낯선 개념일 수 있지만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은 ▲풀뿌리(Grass-roots) 역량 강화 ▲아시아·태평양 장애계 단체들 간의 나눔과 소통, 협력 ▲광범위한 인권기구·법률 전문가와의 연대형성 ▲대중에 대한 홍보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원칙 수립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와 지식기반 강화 등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어 각 나라에서 참석한 장애NGO 대표들은 ‘제2차 아·태 10년 평가와 새로운 10년의 NGO’라는 주제로 지역 및 국가의 장애인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과제 등을 제안했다.

태평양 장애포럼 비날 나라얀(Binal Barayan) 사무국장(피지)은 제2차 아·태 장애인10년(새천년행동계획, 이하 BMF:Biwako Millennium Framework 2003~2012)이 태평양 지역에 가져온 자립조직 구성, 장애여성 활동 확대, 직업교육과 취업, 입법 및 정책 변화 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비날 나라얀 사무국장은 “BMF는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위한 지역 정책적 가이드라인 역할을 담당했다.”며 “일반대중들의 인식과 정치적 인식주도, 장애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들은 정부와 시민단체의 주요문제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평양 지역에서는 장애문제에 관심가지고 배려하는 문화를 가진, 성차별 없는 사회, 장애인의 권리를 증진하고 보장하는 포괄적인 태평양 사회의 건설을 비전으로 갖고 있다.”며 “2012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포럼에서는 지난 10년간 회의를 통해 얻은 성과들의 효과적 활용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파키스탄 핸디캡인터네셔널의 아비아 아크람(Abia Akram) 코디네이터는 현재 파키스탄에서 시작된 권리옹호, 교육, 역량강화, 고용 등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아비아 아크람 코디네이터는 “장애인의 리더십을 개발하고 연결하는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고 특히 장애여성들의 권리를 보장하기위해 전국 포럼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2005년 대지진, 2009년 내전, 2010년 홍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애인 수도 급격이 늘어났다.”고 밝혀 당장 현지에서는 장애인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욕구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리기도 했다.

일본장애포럼 유지 모리(Yuji Mori) 장애정책위원장은 “아·태 장애인 10년은 정부 정책에 큰 진전을 이룩하는 계기가 됐고, 일본 비정부기구의 활동과 협력을 강화시켰다.”고 평가하며 “2012년에 시작할 새로운 10년은 장애인의 권리 실현의 10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장애인연맹 공 레이(Kong Lei) 협력부장은 “중국에서는 정부 고위층의 전폭적인 지지로, 정부는 장애인 관련 이슈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권리보장법 등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재활, 특수교육, 노동, 사회보장, 빈곤퇴치, 이동권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1위를 기록함으로써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졌고, 대중매체를 이용한 장애인 예술작품소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면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둔 재활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장애인에게 보다 많은 지원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고용확대와 사회보장정책,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등 자립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빈곤장애인과 중증장애인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정지원, 장애학생을 위한 의무교육 무상 제공 등을 구체적 전략으로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정책실장은 “한국의 경우 장애인콜택시 도입을 법으로 정하고 대수를 규정ㅎ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을 이유로 도입을 미루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제법인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형식 위원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면 국가는 이를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장애인 당사자들이 힘을 합쳐 정부에 이행을 촉구하고 온 국민이 이를 알고 지지하는 가운데 장애계단체가 함께 압력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일영 부회장은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의 실효성 이행은 이것을 사회 주요 이슈로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는 우리 모두의 숙제에 걸려있는 것.”이라며 “우리들만이 아는 이야기여서는 안 된다. 더 많은 구성원에게 알려 사회를 바꾸고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장애 문제와 이슈를 전달하는 전도사의 역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두리 기자
▲ ⓒ정두리 기자
둘째 날 기조강연을 맡은 UN장애인권리위원회 론 맥컬럼(Ron Mccallum) 위원장은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UN 협약 조약기구의 역할’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NGO가 없다면 UN장애인권리위원회의 성공적인 역할 수행은 불가능하다.”며 “지역 NGO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이행을 감시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장애NGO들의 활동을 강조했다.

차별과 억압, 빈곤 등 사회변화 이끌어낼 목표와 전략 약속

아시아태평양 각국에서 모인 장애NGO 대표들은 참가자 간 토론과 새로운 10년을 향한 아태지역 장애NGO들의 의지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장애NGO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APDF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장애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차별과 억압, 빈곤문제를 제거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개발하고자 한다.”며 “두 차례의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에 대한 평가에 기초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권고를 진심을 담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10년 내에 모든 아시아-태평양의 국가들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부속 선택의정서의 비준과 실행 ▲최상의 전략과 실천은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개발과 자립생활에 초점을 두고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 위해 강력한 연대와 상호지원 필요 ▲풀뿌리 장애운동의 핵심주체가 장애인 당사자, 특히 여성장애인 당사자임을 인식 ▲APDF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 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세상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만들기 위해 헌신해온 모든 APDF 회원들과 장애인 지도자 그리고 활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이제 새로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권리실현’의 그 날까지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새로운 10년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NGO 네트워크 회의 서울 선언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장애운동 리더들과 아시아-태평양 장애포럼(APDF)의 임원들, 2012년 APDF 컨퍼런스 한국조직위원회 임원들 및 15개국 이상의 아시아 각국 장애활동가들이 2011년 9월 1일~2일 서울에서 열린 새로운 장애인 10년을 위한 아시아 태평양 NGO 네트워크 회의에 참석하였다.

이 회의에 참석자인 우리는 비와코 및 비와코 프러스5 선언의 권고를 인정하고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일반원칙을 재확인한다.

또한 우리는 장애인인권향상의 측면에서 제1차 (1993-2002) 및 제2차 (2003-2012) 아태 장애인 10년을 통해 이룩한 진전을 확인하며 모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PDF 멤버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

새로운 10년을 앞두고 APDF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장애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차별과 억압 그리고 빈곤문제를 제거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개발하고, 지난 20년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최상의 실천에서 배울 필요성을 우리는 인식한다.

이 전 두 차례의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에 대한 평가에 기초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권고를 진심을 담아 제안하고자 한다.

1. 장애는 인권의 문제이며 따라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부속 선택의정서의 비준과 실행은 모든 아시아-태평양의 국가들이 새로운 10년 내에 성취해내야 할 중요한 목표이다.

2. 그러나 우리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비준이 장애인의 풀뿌리 대중투쟁의 결과로써 이루어질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장애인의 인권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

3. 장애인 NGO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목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국에서 풀뿌리 장애운동을 활성화하는데 있다. 따라서 최상의 전략과 실천은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개발과 자립생활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 각국에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 위하여 강력한 연대와 상호지원이 필요하다.

4. 우리는 풀뿌리 장애운동의 핵심주체가 장애인 당사자, 특히 여성장애인 당사자임을 인식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또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폐지를 지지하는 장애인부모와 장애관련 전문가들과의 강고한 연대와 참여를 강조한다.

5. 우리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을 위하여 이중궤도의 활동전략을 APDF에 제안한다. 하나는 상위의 외교적 수준에서 아시아-태평양 각국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선택의정서를 비준하고 실행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하위의 대중적 수준에서 장애운동 “투쟁가”들을 교육하고 육성하여 전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장애운동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6. APDF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 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APDF는 그 활동과 조직구조 그리고 재정적인 측면에서 모든 참여단체들간의 긴밀한 협력 속에 함께 활동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세상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만들기 위하여 헌신해온 모든 APDF 회원들과 장애인 지도자 그리고 활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새로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권리실현”의 그 날까지 함께 손 잡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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