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송된 호루라기, 평택의 미인가 종교시설 비리 고발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신병을 고쳐준다는 명목 하에 장애인들을 철조망 안에 가둬두고 폭언과 학대를 일삼아 패쇄조치를 받았던 한 미인가 종교 시설에 또 다시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8일 KBS2 ‘호루라기’에서는 평택에 있는 모 비인가장애인시설의 비리를 고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와 함께 방문해 이 시설에 수용되어 있던 30여명의 장애인들을 분리조치 시키는 내용이 방송됐다.

기자가 잠복해 촬영한 이날 방송에서는 이 시설은 상태가 심각한 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철조망 안쪽 곰팡이가 잔뜩 핀 건물에 시설 생활인들을 감금시키고 방치하면서, 제대로 된 음식이나 의복을 제공하지 않고 장애인들을 돌볼 전문인력 또한 전혀 없이 확인되지 않은 약을 투여하거나 폭언을 일삼는 모습이 드러났다.

목사라 불리는 시설장과 사회복지사라는 여직원은 7~8명이 먹기에 터무니없는 양의 반찬을 주고 반찬을 조금이라도 많이 먹는 이에게 “밥만 축내고 하는 일도 없으면서 혼자 그렇게 X먹으면 어쩌냐. 그러려면 차라리 죽어버려라.”라고 말하며 온갖 욕설을 내뱉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걸러 개 사료로 만드는 일 등 시설 곳곳의 허드렛일을 노인장애인에게 시키기도 했다.

특히 10살짜리 아들을 둔 여성을 건물에 감금하고 아들에게는 “엄마의 병이 나아야 같이 나가서 살 수 있다.”고 인식시켜 매일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만날 수밖에 없게 만들었으며, 여성은 아들을 곁에서 돌봐주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찰과 인권수사대와 함께 출동해 확인한 철조망 안쪽 건물의 내부였다. 이 건물 안쪽에는 밖에서 걸어 잠글 수 있는 조그만 독방이 여러 개 있었는데, 벽에 배설물이 묻어 있고 악취가 심하게 풍겼다. 원장은 이 방에 대해 “그 곳은 시도 때도 없이 대변을 보는 생활인의 방으로 ‘똥방’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당당히 설명했다.

동행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팀에 의하면, 이곳은 비인가시설로 이미 평택시청으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영을 하며 지적장애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구소 직원과 KBS 호루라기팀이 시설에 대한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일 찾아가 시설관리자의 협조를 구하고자 했으나, 시설관리자의 완강한 거부로 조사가 지연되기도 했다고. 방송에서도 시설 사회복지사라는 여성은 조사를 나간 활동가에게 온갖 욕설과 폭행을 내뱉으며 조사를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구소와 KBS의 강력한 요구와 평택시청, 경찰의 도움으로 시설내부가 공개됐고, 실상이 드러났다. 또한 자신을 ‘명문대 출신 목사에 자신에게 치료를 받아 성공한 사람이 판사부터 대학교수까지 5천명이나 되고, 자신이 직접 장애인들과 정신질환자들을 수발하는 하나님의 기적을 20년째 행하고 있다’고 자랑한 시설장은 조사 결과 정식 목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 인권팀 김진희 팀장은 “수용시설은 철조망으로 둘려 싸여져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되어 있었고,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개와 닭을 길러 냄새가 무척 심했다. 내부 또한 곰팡이가 끼어 생활이 힘든 상황이었고, 남녀구분 없이 생활하고 있었으며, 관리에 대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든 상태였다.”고 말하고 이어 “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입소자들끼리 폭행이 왕왕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언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이모씨(56세)는 실질적으로 이 시설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있지만, 어떠한 보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으며, 오히려 자신의 수급비를 입소 비용으로 부담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는 시설관리자의 관리가 전무함을 반증하는 것이고, 폐쇄된 공간에서 방치되어 생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관리자는 여러 가지 변명으로 자기 행위의 정당함을 설명했지만, 어느 하나 공감되는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다시 폐쇄조치를 이행하러 온 시청공무원과 경찰의 공권력에 맞서는 당당함(?)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시설은 재 폐쇄조치 됐으며, 본인의 확고한 의지로 남은 2명의 생활인을 제외한 생활하고 있던 대부분의 장애인은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분리조치 됐다. 10살 아들과 떨어져 지내던 여성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좋다는 진단을 받아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며 너무 화가 났다. 어떤 사회복지사가 자신이 보살펴야 할 생활인들한테 쌍욕을 하고, 죽어버리라고 하고 폭행을 하나?”, “하나님의 말씀은 내 주머니를 채우거나 남 위에 군림하라는 게 아니라 나누고자 하는 것인데 저런 작태를 보이며 목사라고 하다니 어이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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