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의 동백섬은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라 바다와 잘 어우러진 곳이다.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해운 최치원선생의 기념비, 누리마루APEC하우스, 그리고 산책 나온 토끼도 볼 수 있다.

해운대구청은 1998년 동백섬 내에 1만8천300㎡ 크기의 사육장을 만들고 40여마리의 토끼와 금계, 공작비둘기, 백한 등을 키워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방사된 토끼들이 나무 밑둥을 갉아버리고, 야생고양이에 의해 공격받은 토끼 사체로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 동백섬 산책로의 할아버지와 토끼ⓒ손유진 기자
▲ 동백섬 산책로의 할아버지와 토끼ⓒ손유진 기자
누군가 토끼를 키우다가 동백섬에 버려두고 간 것인지, 번식력이 강해서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동백섬엔 늘 한두 마리 토끼들이 보인다. 지나는 사람들은 이곳에 등장한 토끼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도 하고, 아이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토끼 곁에 쪼그리고 앉아 놀다가, 토끼가 사라지면 풀숲 주위에 아쉬운 듯 한참 머무르다 가곤 한다. 벤치에 앉아 쉬던 할아버지도 토끼가 나타나자 박수치며 토끼를 반긴다.

캄보디아 앙코르왓이나 태국 롭부리의 짓궂은 원숭이, 서울숲에 뛰어노는 고라니나 다람쥐처럼 해운대동백섬의 토끼들도 관광객과 시민들을 반기는 듯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산책길을 거닌다. 해운대의 절경과 함께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 토끼의 모습이 동백섬을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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