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대학생 손현중 씨,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 대상 수상

▲ 김길정 씨(왼쪽부터), 손현중 씨, 정지훈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김길정 씨(왼쪽부터), 손현중 씨, 정지훈 씨가 대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각장애 대학생이 창의력을 다투는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건양대학교 전자정보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손현중(21·청각장애 2급) 씨는 지난 달 29일 충주대학교에서 열린 ‘2011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서 김길정(26, 3학년)·정지훈(19, 1학년)씨와 팀을 이뤄 ‘새로운 스러스터(프로펠러를 갖춘 수중용 방수 추진기) 배치 방법을 이용한 6자유도 ROV(무인수중탐사로봇)’ 작품으로 경진대회에 참가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전국에서 18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14명의 심사위원이 창의·기술성 및 완성도, 보고서 구성 및 학생 발표, 기대효과 등을 평가했다. 손씨의 팀에서 제출한 작품은 기존에 수직·수평으로만 배치했던 추진기를 사선으로 8개 설치함으로써 추진기의 가동성을 높여 심사위원들로부터 창의성을 인정받았다.

ROV란 사람을 대신해 수중에서 목표물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해양장비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 ROV 장비는 잠수 부상, 전후진, 좌우진, 선회라는 4자유도로 움직임이 제한돼 있어 수중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 6자유도 ROV가 필요한데, 시중에 판매되는 6자유도 ROV는 단순히 스러스트 추진기를 많이 장착해 만든 방식이다. 또한 스러스트 추진기의 전기모터가 정회전과 역회전을 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가격이 고가.”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추진기가 수직·수평 방향으로만 설치돼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추진기 8개를 사선으로 배치해 6자유도 움직임을 완전하게 구현할 뿐만 아니라, 스러스트 추진기의 전기모터를 정회전만 회전시켜도 모든 6자유도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러한 추진기 배치 아이디어는 세계 최초며, 앞으로 저렴한 6자유도 ROV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때 장식용 조립식 모형잠수함을 개조해 ‘무선 조종 모형 잠수함’을 제작하는 취미를 갖고 있던 그는 대학생이 된 후 ‘작동모형제작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해양 수중 탐사로봇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교수 추천을 받아 건양대학교 공대 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3살 때 고열로 청각세포가 손실된 그는 전화로 부품을 주문하거나, 수영장에서 실험하기 위해 전화로 ‘수영장을 빌리고 싶다’고 말할 수 없어 실험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손씨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조금 더 집중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부터는 1,000m까지 심해에 투입될 수 있고, 새로운 수중 추진기술과 카메라 촬영 기술을 이용해 심해 환경을 자유롭게 관측할 수 있는 ROV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학부를 졸업 후 해양장비에 관련된 대학원을 진학해 해양장비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손씨의 팀에서 제출한 작품은 오는 18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11 창의적 종합설계 경진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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