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광수 위원장

“과거의 삶이라고 하는 것은 소위 ‘생존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1970년대 전의 삶과 지금의 삶을 비교해보면, 지금 우리생활은 ‘생활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문화예술은 사치’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기반 구축이 전 국민 단위로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기반 구축에 힘써 인식이 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73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 문을 열었고,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름과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현재 문학, 음악, 연극, 언론, 금융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심의·활동하고 있으며, 12명의 위원들이 최종 의결하는 기구체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순수예술창작지원 사업, 다른 하나는 문화향수지원 사업입니다.
순수예술창작지원 대상에는 문학, 음악, 미술 등 전통적인 분야의 장르들도 있지만, 새롭게 나오는 다원예술 같은 실험적인 장르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문화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너무 집중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점차적으로 문화향수지원 사업을 전국화하면서 많은 지원금을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문화재단 쪽으로 이관하고 있습니다.
16개의 문화재단이 지방에 만들어졌고, 앞으로 더 많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렇게 지방의 문화재단이 생겨나면서 지방의 문화가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지방문화예술 활동을 연계하는 지방협력관을 설치해 지난 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문화협력관은 광주광역시에 한 사람, 대전광역시에 한 사람, 부산광역시에 한 사람 식으로 권역별로 파견하고 있습니다. 소위 지방과 지방간의 문화적인 연계사업이라든지, 지원금 자체가 원활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능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든 도서지역, 군부대, 오지와 같은 곳의 사람들에게는 ‘어디어디로 나와서 봐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소위 ‘찾아가는’ 문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모에 응한 작품들을 보고 원하는 작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면, 선정 절차를 걸쳐 그 작품을 갖고 찾아가는 것입니다.
 
문화바우처사업은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이 문화예술을 향수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키는 사업입니다.
문화바우처사업 예산도 많이 늘어나, 앞으로 소외계층의 문화예술 향수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목표 ‘예술을 통해서 전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린다’를 향해 추진하고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문화향수를 위해 상당한 부분을 지원하는 ‘사랑티켓’이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접하고 공감함으로써 문화예술 발전에 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장애인 창작 및 표현활동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국제교류사업에 관여하고 있는가하면, 풀뿌리문화장애인문화예술활동도 지원사업 중 하나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해 시도한 사업 가운데 장애인예술가를 총괄한 책자를 발간했는데, 교류가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장애인예술가의 정보를 책자 속에 포함했습니다.
 
예술을 볼 때는 동등한 눈높이에서 봐야지, ‘저 사람은 장애인이기 때문에’라는 인식은 버려야 합니다. 장애인예술가는 물론, 관람객도 비장애인예술가와 대등하게 자신의 예술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문화를 알리는 외국과의 교류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류 붐(Boom)’은 대중문화로,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유럽으로까지 진출한다는 소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떤 측면에서는 대단한 폭발성을 갖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접촉을 통해서 그 나라의 문화·역사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서히 이뤄진다면, 일반 대중문화의 한류 붐 못지않게 순수예술의 한류 붐도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문화예술이 난해한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미술작품이 그러한데, 음악이나 영상물은 굳이 찾아듣고 찾아보지 않아도 주변에 넘칩니다. 음악과 영상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 반면, 미술은 전시장에 가지 않으면 접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고급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주 쉬운 작품부터 보는 단계를 발아야 합니다.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많이 봐야 보는 눈이 빨리 열립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보다 많이 볼 수 있도록 기반 구축이 마련돼야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지원 사업 공모를 받아 일괄적으로 연말에 처리했습니다. 심사위원을 구성해 1회적으로 다 처리해버렸는데, 심사위원의 책임감이나 투명성 등에 대한 폐단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제도를 바꿔 책임심의위원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문학, 음악, 미술 등 각 영역별 외부 전문가를 초대해 1년간 상시 심의하는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시행해본 결과,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심의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비롯해 정확성·객관성도 따르는 등 성과가 좋아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아르코 비전이 있습니다. 예술창조 영역 강화라든지, 문화예술 연계 강화, 생활 속 예술 활성화, 지속가능경영시스템 구축 등이 큰 목표입니다. 이는 창작지원을 심도 깊게 진행하고, 뛰어난 작품을 발굴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제도를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역할은 창작지원과 문화향수를 위한 기반 구축입니다.
이를 통한 최종 목표는 우리 문화예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고, 그것이 점차 확대돼 국제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영역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전 국민이 문화예술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