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및 도가니 문제 해결 요구 1박2일 전국 집중투쟁’ 시작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와 우석법인의 해체 등 광주인화학교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요구하는 1박2일 전국 집중투쟁이 시작됐다.

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위한도가니대책위원회(이하 도가니대책위)는 ‘도가니 문제 해결을 위한 통(通), 전국 힘모으기 대회’를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고, 1박2일 집중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도가니대책위는 “현재 국회에는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이라는 공적 책임 영역을 담당하는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공공성·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3건(한나라당 진수희·민주당 박은수·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각각 발의돼 있다.”며 “하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광주인화학교와 인화원을 관리하고 있는 우석법인이 재산을 카톨릭 광주사회복지회에 증여하고 자체 해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석법인은 증여 과정에서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우석법인의 해체와 재산의 국고 환수를 바라는 범국민적 요구를 회피하는 수단이다. 이미 관할 광주광역시청이 우석법인의 인가 취소를 위해 청문절차를 열었으나 우석법인 측은 불참한 바 있다.”고 개탄했다.

도가니대책위 조백기 집행위원장은 “우석법인은 법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하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광주시는 예정대로 법인시설 허가를 취소해야 하며, 21일과 22일 있을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상정·의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가니대책위 장석웅 공동대표는 “2005년 광주인화학교 사건이 드러났을 때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연장된 데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제 교육권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까지도 깊이 있게 투쟁하겠다.”며 “사회복지사업법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법의 공익이사 역시 이사 정수의 1/3 이상을 요구했으나, 현재의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반대해 1/4 이상으로 후퇴했다. 이제는 사립학교법 공익이사도 1/3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서울지부 경기북부지역지회 장광수 지회장은 “재단은 어차피 (이사회에서 다뤄지는 사안을) 다수결로 결정하는데, 이사 정수 7명 중 2명을 공익이사로 하자는 것도 안 받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가가 장애인을 위탁·관리·수용하도록 하는 사회복지사업법은 폐지하고, 장애인 관련 법에 요구사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정선 부회장은 “지금까지 사회복지사업이라는 그럴듯한 포장 아래 행해진 인권침해와 비리만 수 없이 봐 왔다.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하루빨리 사회복지법인들이 원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래서 시설 안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 이승희 공동대표는 “우석법인은 해산 절차가 내려지면 당연히 국가에 귀속해야 하는 59억 원의 재산을 갖고 오히려 ‘재산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이미 한 번 무너진 바 있다. 이제는 한나라당도 개정안을 내놨으나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끝장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도가니대책위 박경석 공동대표는 “사회복지법인계는 현행 법에 따라 지금의 체계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2007년 우리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 올라서서 절절하게 외쳤지만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21일과 22일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어떻게 상정되고 어떻게 의결되는지 끝까지 놓치지 말고 봐 달라. 내년으로 넘어가면 총·대선 때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고, 법인대표들의 장사 속에 장애인의 인권은 짓밟히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공동대표는 “법안심사소위원회 8명의 의원 중 5명(신상진·손숙미·원희목·윤석용·이애주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이다. 특히 장애인 의원인 윤석용 의원은 ‘사회주의 발상’이라며 사회복지사업법을 반대한 바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되는지 꼭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광주인화학교 졸업생 등 6명이 나와 ‘도가니’라고 적힌 솥 안에 담긴 성폭력, 노동력 착취, 감금, 폭행, 인권침해 등을 근절하는 퍼포먼스와 함께 이번 투쟁에 끝까지 힘을 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대회가 끝난 뒤 70여 명은 삼보일배를 하며, 나머지 100여 명은 걸어서 광화문 광장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제지에 막혀 대표 10명만이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3시 50분경 시작된 삼보일배는 ‘현수막은 불법’이라는 자진해산 요청 및 총 3차 해산 명령을 받았으며, 5시 10분경 동아일보사 앞에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대표 10명은 삼보일배를 중단하고 각자 흩어져 오후 6시경 본래 목적지였던 광화문 광장에 모였으며, 위령제와 함께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어 오후 7시에는 ‘도가니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제’가 보신각에서 열렸으며, 현재 도가니대책위는 문화제를 마치고 종각역에서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16일에는 ‘조속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오전 9시 30분, 국회 본청 정론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 및 정리집회(오전 10시·오전 11시, 서울시 여의도 국민은행 건물 앞)’가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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