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또 좌절… 장애인 인권 뒤로하고 국민 생존권 담보 행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8시가 넘어서야 범국민촛불대회 무리에 합류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지난 26일 ‘MB정권 퇴진! 한미FTA 무효!’ 투쟁을 선포했다.

전장연은 오후 4시 30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은 장애인의 인권 보장을 위한 법안을 외면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담보로 하는 한·미FTA 통과를 위해 단 4분 만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개정이 좌절됐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5년 만에 다시 논의되기로 했다.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참여하는 모든 의원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에게까지 개정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얻은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도 개정안 통과에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는 당일 한나라당의 한·미FTA 날치기 통과로 인해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뤄지지 못했고, 국회의 파행으로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논의는 또 기약 없이 멀어지고 말았다.”고 규탄했다.

전장연은 “전국민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는 불평등한 조약이라는 문제제기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날치기 통과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장애인에게 정당한 노동의 기회를 주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의료비 폭등, 복지정책의 붕괴, 공공요금의 인상을 불러올 한·미FTA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사망선고와 같다. 장애인대중의 이름으로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후 6시부터 열리는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무효 범국민촛불대회에 함께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동아일보사 건물 앞에서 경찰의 제지에 막혀 2시간 넘게 고립됐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동아일보사 건물 앞에서 경찰의 제지에 막혀 3시간가량 고립됐다.

경찰 측 ‘장애인 안전’ 이유로 통행 막아… 3시간가량 고립

5시 40분경, 전장연은 광화문 광장을 앞에 두고 ‘교통 방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동아일보사 건물 앞에서 경찰의 제지에 막혔다.

전장연은 “갈 길을 가려는 것뿐이다. 도로를 점거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길을 건너서 이동하겠다는 것인데 왜 막아서느냐.”고 반발했다.

경찰 측은 ‘장애인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말을 바꾸며, ‘보고하고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3시간가량 지나도 길은 열리지 않았다. 다른 단체는 이미 범국민촛불대회에 참가해, 대회는 폐쇄된 광화문 광장 대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참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및 일부 시민들은 ‘길을 열어 달라’고 경찰에게 항의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및 일부 시민들이 ‘길을 열어 달라’고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인권지킴이단은 “대치 상황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경찰청과 인권위 상황실이 협의 중이다. 우리는 경찰의 폭력 및 불법 채증을 감시·감독 하는 것이지 다른 것과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이동권 및 통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를 지켜보던 몇몇 시민들도 ‘장애인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 ‘무슨 권한으로 시민의 통행을 막느냐’며 항의했다.

끝내 경찰은 길을 열어주지 않았으며, 범국민촛불대회의 열기가 더해지자 광화문역을 비롯한 모든 지상·지하 출입구를 막았다.

8시가 넘어 범국민촛불대회에 참가한 일부 단체가 광화문 사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비로소 전장연은 무리에 합류했다.

 

 

한편, 범국민촛불대회 참가자들은 8시 30분경 광화문 광장 일부와 세종대로 사거리를 1시간 30분가량 점검했다. 광화문 광장에서의 대회는 10시경 마무리됐으며, 행진으로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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