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자활센터 이정근 원장

지난 8월 중앙자활센터 3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정근입니다. 2000년 처음 경기도 시흥에 있는 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에서 자활사업을 시작했으며, 2004년 경기광역자활센터장을 거쳐 이번에 중앙자활센터 원장을 맡게됐습니다.
 
‘자활’이란,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생겨난 이유는, 국가에서 IMF 시기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최저의 생계를 보장해주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제도의 취지는 국가의 지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미에서 ‘자활사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자활은 단순하게 ‘고기’만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낚는 법과 고기를 낚기 위한 도구들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중앙자활센터는 자활사업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만든 기관입니다.
2000년도 자활사업이 시작되면서 지역자활센터가 먼저 문을 열었고, 이후 지역자활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광역자활센터가 사업을 시행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08년도 중앙자활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중앙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5조 2항에 있는 법적인 내용에 의해 진행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자활사업을 활성화시키고, 평가 및 사업에 대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교육훈련사업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지역자활센터 예산이 이번 해 조금 늘었지만, 사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자활센터·광역자활센터 예산도 보다 더 증액돼야 할 것 같고, 더불어 중앙자활센터도 자활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예산 지원이 함께 따라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지역자활센터나 광역자활센터에 있을 때는 그곳이 곧 현장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했지만, 중앙자활센터는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모든 사업은 중앙자활센터에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지역자활센터와 자주 의논하고 함께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장 방문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적 연계를 높여 일을 끌고 갈 생각입니다.
 
중앙자활센터 사업은 기본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생계비를 지원 받지만 근로해야 되는 ‘조건부수급자’, 최저생계비의 120% 이내에 있는 차상위계층이 사업 대상입니다. 이외에도 자활사업을 통해 수급자에서 벗어났지만 일정기간 여러 가지 자활급여 및 특레를 받는 자활특례자, 지역사업의 저소득 빈곤계층 등이 있습니다.
 
현재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이 전국 7만 명 정도입니다. 기존의 공공근로, 취로사업 형태 등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컸습니다. 자활근로사업은 일자리를 연결해주기도 하지만, 직업능력 향상이나 근로영역을 높이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종합적으로 ‘자활사례관리’라고 부릅니다.
이런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단순히 일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적인 형태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일하지 않고 돈을 받는 것이 훨씬 편하고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상담을 해보면 일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당당하게 스스로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은 국가에서 지원 받는 것 이상입니다.
 
초창기에는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근로역량이 미흡하고, 중고령자고, 저학력인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단순하게 고도의 사업들을 진행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5대 표준화사업(돌봄사업, 청소사업, 재활용, 음식물재활용, 주거복지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사업들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돌봄사업은 장기노인요양보험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요양보호소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이미 자활을 이룬 사람이 꽤 있습니다. 집수리사업도 지금은 주거복지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상당한 부분 자활공동체를 만들어 자립하고 있습니다.
 
자활공동체란, 공동창업을 일컫는 말로 어려운 환경에 있던 사람들이 모여 공동으로 문데를 해결하고 자활할 수 있는 기반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꾸려졌습니다.
아무리 공동으로 하는 창업이라도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지역자활센터라는 기관을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창업만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사후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성공한 사례가 상당합니다. 이번 자활나눔축제에서 표창받은 사람 중 한 명이 경기도 성남시에서 행복도시락을 운영하고 있는 강승임 대표입니다.
강 대표는 수급자로 시작해 현재는 18명의 직원이 연 12억 원의 매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는데, 특히 장학사업에 관심이 많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광주광역시 북구 일터지역자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주식회사 드림박스 최지용 대표입니다. 차상위계층이었으나 지금은 11명의 직원과 함께 연 8억 원 가량의 매출을 이뤄 자활에 성공했습니다.
 
이밖에도 수원시 짜로사랑 김동남 대표가 있습니다. 노숙인이었으며 알코올중독까지 있었는데, 자활사업을 통해 지금은 사회적기업과 음식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더 큰 기업도 많습니다. 자활공동체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한 청소사업 대표업체 ‘함께하는 세상’같은 경우 연 매출이 약 50억 원에서 60억 원 정도 됩니다. 주식회사 컴윈도 자활공동체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곳이고, 연 매출이 약 21억 원 정도 됩니다.

이처럼 자활공동체가 기존 소규모 단위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자활센터의 지속적인 지원 및 광역자활센터·중앙자활센터의 전문적인 관리와 운영이 함께한다면 얼마든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업체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에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희망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 또한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보이는 지역자활센터로 오면, 희망의 문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나눠드립니다.
 
저는 자활사업의 향후 10년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자활사업이 기존의 방식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맞물려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활전달체계를 좀 더 효율화시키고, 사업을 활성화시켜, 근로여건을 풍족하게 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지역사회의 자원이나 중앙부처의 여러 가지 지원체계를 잘 끌어내는 것 또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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