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DPI 채종걸 회장

▲ 한국DPI 채종걸 회장.
▲ 한국DPI 채종걸 회장.
▶ 한국DPI의 소개와 주력사업
한국DPI는 ‘한국장애인연맹’이라 표현합니다. DPI는 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디사블드 피플스 인터내셔널)이며, 세계장애인조직에 한국 멤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장애인연맹은 장애 유형 등을 포괄하는 국제조직으로, 국제 활동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적인 흐름이나 여러 가지 내용들을 국내에 전파하고, DPI 이념들을 국내에 전파했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권리협약의 제정에 있어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든지, 앞으로 향후 아시아·태평양장애인 10년에 관련된 내용을 주도적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활동에서 DPI는 인권단체다 보니까 장애인 인권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국토대장정, 문화운동으로써 장애인문화예술축제 개최, 장애인차별금지와 관련한 여러 가지 법 제정 등 장애인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국제적인 행사 유치 계획
내년에 인천 송도에서 아시아·태평양장애인 10년 2차 계획을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회의가 열립니다. 정부 간 회의, RI 세계대회, DPI, 장애인 당사자들이 중심이 돼는 AP DPI 대회도 함께 열리게 됩니다. 그래서 내년 9~10월이 한국의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 아주 뜨거운 논제가 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올해에는 내년대회 개최를 앞두고 국제회의가 계속 있었습니다. 인도, 태국을 비롯해 한국에서 두 차례 정도 진행됐습니다.

회의에서 한국이 가장 열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태장애인 10년 1차 계획은 중국이 주도했고, 2차는 일본이 주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3차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장애인 NGO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장애인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
저도 장애인 당사자라 대학 진학하는 부분, 취업의 문 통과 등에서 상당히 제약이 많았습니다. 벌써 3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는 ‘장애인 인권’이라는 개념이 아닌, ‘장애인을 어떻게 치료해서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느냐’라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즉, 장애인을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재활’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한 단계 성숙하면서 ‘복지’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됐습니다.

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을 때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 차원이 되다 보니까 장애인 당사자는 ‘스스로의 권리로, 당연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로 받아야 할 부분이지 남이 주는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자조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의식이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세계 DPI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 문제는 복지를 넘어선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다’는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DPI를 한국의 장애인 운동에 접합하고, 비로소 복지를 넘어 장애인 인권문제가 화두 됐습니다.

▶ 매년 개최되고 있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사실 장애인 문제는 삶의 질에 대한 부분과 문화에 대해 장애인 운동의 정체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쯤 관심을 갖고 운동의 차원으로 발전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문화를 말하니까 본의 아니게 안 좋은 소리도 들었는데, 지금은 올바르게 정착 돼 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많이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 예술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열악한 환경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 반경도 넓혀주고, 장애인문화예술을 통해 성숙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체육의 경우에는 일정 정도 정부예산도 지원되고 국제대회에 나가 상을 받게 되면 연금도 받게 되지만, 문화예술은 그런 부분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많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 재활에서 자립생활로 변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이 시설에서 나와 ‘자립’으로 가고 있습니다. 사실 자립은 ‘지역 사회와 함께 어우러져 가는 부분’인데, 열악한 면이 많습니다. 아직 사회적으로 인식 개선도 덜 됐습니다. 장애인을 시설에 모아 두고, 먹을 것을 주고, 재워주는 것이 복지가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다수의 비장애인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장애인이 자신의 의지대로 생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부분을 홍보해 이미지와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지난여름 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순회했습니다.

▶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지금까지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하는 모습까지 많이 발전해 왔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는 스스로 위치를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장애인을 독립적인 인간으로 보지 말고 우리 지역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료로, 이웃으로 봐 주길 바랍니다.

▶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저는 DPI 회장을 한 번 하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을 한 번 하는 것으로 활동 목표를 정했었는데 다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더 큰 욕심은 없고, 내년 행사를 잘 마치고 다음 세대를 이어서 후배들이 운동의 역할을 잘 해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저의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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