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사회복지학 교수 51인, 사회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도입 촉구
공익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경남지역 사회복지학과 교수 50여명이 사회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도입을 촉구했다.
지난 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사회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도입촉구 기자회견’에서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은 “정부는 도가니 사건을 계기로 인화학교를 폐쇄하고,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대한 법인허가가 취소했으나 사회복지시설 생활인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이에 앞서서 인권유린의 발생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사회복지시설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운영진이 가족이나 특수관계자 위주로 구성돼 있는 등 매우 폐쇄적이고 외부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내부비리를 감추기 쉽다.”며 “결국 시설생활인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려면 사회복지시설의 비민주성과 폐쇄성을 깨뜨리는 일이 선행돼야 하며, 이런 점에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공익이사제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경남지역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표류로 인해 사회복지시설의 고질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막히는 것 아닌가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장애인을 비롯한 시설생활인들의 인권유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와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법인의 폐쇄성 및 비민주성을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복지전문가들의 조언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교단체를 비롯한 일부 사회복지법인은 법인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공익이사제 도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으나 법인의 자율성 침해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상장회사들에 대한 사외이사제가 시행돼왔지만 그 회사들이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여태껏 한 번도 외부인의 감시를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시설을 운영해 온 사회복지법인의 입장에선 그런 식의 우려를 가질 수도 있으나, 내부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사회복지법인이라면 굳이 공익이사제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고 꼬집었다.
정부의 태도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광주 인화학교 사태는 해당 사회복지법인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감시 책임을 소홀히 한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도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받는 사회복지법인에 공익이사제가 도입되지 않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이는 재정지원을 받는 기관을 감시해야 할 정부가 자신의 책임을 저버린 것으로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체계적인 감시를 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공익이사제 도입은 정부의 감시 책임 완수를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도가니공대위 측은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회장단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찬성 발표에 이어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의 지지표명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12월 국회를 넘기면 사실상 ‘총선시국’에 돌입하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릴레이 1인 시위 등을 통해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다 회기가 시작되면 총력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면 개정반대 측은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를 중심으로 관련 입법안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부산경남지역 사회복지학 교수 명단이다.
=부산지역=
경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영종, 진재문
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윤성호, 김종건, 윤은경, 김영미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남찬섭, 현안나, 박언주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영훈, 김옥희, 유동철, 박지영, 권승, 이민홍, 이미라
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부 황미영, 심경순, 성향숙, 배화숙, 이진아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동국, 신복기, 최송식, 이기영
신라대학교 가족노인복지학과 이기숙, 공미혜, 유영달, 최희경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선화, 홍봉선, 초의수
=경남지역=
경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감정기, 김지미, 양영자, 엄태완, 장윤정, 권현수
경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강욱모, 심창학, 이신용
부산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무열, 이인숙, 김윤희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성기, 이정우, 김희년, 이영호, 박정란, 이선우, 장수한
총 5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