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치료비 등 가족생계 막막…월곡종복, 모금 캠페인 진행

▲ ⓒ월곡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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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가 없어서 휴대용 버너를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해 복합장애가 있는 손자가 사망하고 치매 할머니는 가까스로 구조돼 병원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지난 12일 오후 6시 반 경, 서울 성북구 월곡동의 무허가 판잣집에서 불이나 지체·시각장애인 손자 박모(18)군은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원모(83)씨는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원인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휴대용 버너를 사용하다 갑작스러운 폭발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망한 박군은 다리 한 쪽이 가늘어지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고, 시각장애(5급)와 간질 증세까지 보이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간질 증세가 악화되자, 장애등급을 조정하기 위해 복합장애로 변경신청, 이달 말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박군과 치매에 걸린 원씨를 간병하기 위해 과일행상을 해오던 아버지 박(51)씨는 2년 전부터 일을 접었다.

이들의 한 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 52만 원, 원씨의 기초노령연금 9만 원, 박군의 장애수당 3만 원에 박군의 형(20)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 전부였다.

4인 가족의 수급비는 143만9,413원이나, 박씨의 형이 원씨를 부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양의무자 대상에 걸려 원씨는 수급자 대상에서 탈락됐다. 그나마 원씨를 제외한 3인 가족은 수급권 대상자에는 포함됐으나 박씨와 큰아들의 근로능력과 재산 등이 감안돼 그나마 깎였다.

이 돈으로는 박군과 원씨의 병원치료비는커녕 생활비에 쓰기도 빠듯하다보니, 한 달에 15~20만원에 달하는 기름보일러의 연료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이날도 추위를 이기기 위해 전기담요와 휴대용 버너를 틀어놓고 박씨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 박군이 버너를 넘어뜨리면서 폭발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8분 만에 완전히 꺼졌으나, 3평 남짓한 무허가 주택은 완전히 전소됐다. 박씨는 “아들의 시신이 화재 진압 후 차가운 바닥에 있는 게 안타까워 아들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 ⓒKBS캡쳐
▲ ⓒKBS캡쳐
관할 동사무소로부터 월동대책비 지원을 받았으나, 5만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역 복지관의 난방비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20만 원의 지원을 받았으나 일시적이어서 기름보일러를 뗄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갑작스러운 우환으로 인해 남은 박씨 가족은 새로운 어려움에 빠졌다. 불에 탄 집은 무허가주택이라 증·개축을 할 수 없어 당장 생활할 집도 없고, 박군의 장례비용과 원씨 치료비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월곡1동사무소 관계자는 “원씨의 병원비는 성북구청에서 긴급지원하기로 했으며, 박군의 장례비는 법적으로 50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며 “이웃주민들도 나서서 모금활동을 시작했으며, 사고 전 신청한 공공임대주택에 조기 입주할 수 있도록 해 오는 16일 입주한다.”고 밝혔다.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역시 박씨 가족의 사연을 인터넷 포털 해피빈 모금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비롯해 3개월분의 난방비와 전기세, 관리비 등 총 3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나눔 참여를 원하는 이는 월곡종합사회복지관 해피빈 홈페이지(http://happylog.naver.com/ewolgok/rdona/H000000057772)로 들어와 콩을 기부하거나,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우리은행 015-176590-13-530 예금주: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 후 월곡1동사무소(02-941-4671)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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