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관 평가지표안에 SNS홍보수행여부 포함돼 논란...SNS통해 서명운동 진행

2012년 사회복지관 평가지표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홍보활동 여부 항목을 삽입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시설평가단은 지난 15일 사회복지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2012 사회복지관 평가지표 개발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2012년 사회복지관 평가 지침(안)을 발표했다.

논란이 빚어진 것은 ‘자원개발 및 홍보’ 항목의 자원개발 및 홍보의 방법(F10)에 ‘SNS,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홍보수행여부’를 평가항목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진행된 장애인복지관 평가지표(안) 공청회 때도 이 문제가 논란 끝에 삭제된 바 있다.

사회복지사들을 상대로 반대서명을 받고 있는 사회사업가 김종원 사회복지사는 “SNS는 사람중심의 자발적인 소통공간이다. 이를 평가로 자발성을 강제화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SNS는 홍보도구라기보다는 소통도구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맞다.”며 “이런 특성을 무시한 채 홍보활동만 평가한다는 것은 SNS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사회복지계가 SNS 환경을 흐려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논란을 빚고있는 사회복지관 홍보영역 평가지표안
▲ 논란을 빚고있는 사회복지관 홍보영역 평가지표안
반대 입장을 밝힌 노재옥 사회복지사는 “SNS 수행여부에 대한 평가를 시도한다면 결국 일방적인 홍보의 도구로 변질될 것이며, 이는 기관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며 “SNS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태서 (SNS를) 평가지표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정아영 사회복지사 역시 “장애인복지관 평가지표에서도 빠진 항목을 사회복지관 평가지표에 굳이 집어넣은 이유를 알 수 없다. 실적을 위해 SNS를 활용하는 순간 의미를 잃게 될 것이며,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이 실적을 위한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복지사는 “SNS의 가치나 중요성, 활용법에 대한 인식 없이 ‘다른 기관에서 운영한다고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SNS 활용을 강요하다보니 초기 능동적으로 SNS를 사회복지 현장에 적용하려던 일선 사회복지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라며 “SNS를 통해 직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감시하는 기관의 수가 증가하는 등 역기능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SNS관리를 ‘노는행위’로 규정해 일과시간에 못하게 막거나 기관사업 홍보이외의 글을 올리면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질책하는 상황서 평가지표로까지 반영한다는 것은 지표 개발자들이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많은 사회복지기관에서 때마다 진행하는 일일호프 참가자의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기관끼리 품앗이하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SNS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에 대한 정의도 없고,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황서 평가를 강행하게 된다면 일일호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결국 사회복지계에 대한 대중들의 외면을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소장은 “사회복지계의 SNS 활용을 살펴보면 학계나 기관 등을 통한 ‘하향식’으로 대응한 게 아니라, 현장으로부터 ‘상향식’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 왔으며, 사회복지사 개인차원에서 접근해왔다.”며 “타분야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그동안 사회복지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생적 문화로 발전시켜가고 있는 상황서 행위별 평가가 이뤄진다면 문화는 사라지고 오직 행위를 채우는 것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현장 사회복지사들은 사회흐름에 걸맞은 목적 설정과 혁신추구, 유연한 대응, 직관적 실천 등으로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인데, 이를 행위 중심의 평가로 제약한다면 너무 큰 것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행위별 평가보다 기관의 이상과 사명, 이에 걸맞은 행위를 수행 여부를 개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부터 진행 중인 ‘2012년 사회복지관 평가지표에 SNS 수행여부 삭제 서명운동’(http://goo.gl/KJtbP)에 참가한 사회복지사는 현재 50여명에 이르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평가단은 오는 23일까지 온라인으로 의견을 수렴한 후 12월 중 보건복지부가 최종 공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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