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빼고 모두 사망… 한글 반포 성공

‘뿌리깊은 나무’ 마지막회에서 세종(한석규 분)이 사랑하는 이를 모두 잃는 비극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들의 신념은 결국 한글 반포를 성공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12월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장태유 신경수) 마지막회인 24회에서 세종은 정기준(윤제문 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반포시켰다. 세종은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세종은 백성들에게 한글을 선물하는 대신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을 잃어야했다. 세종의 곁을 지키던 나인 소이(신세경 분)와 겸사복 채윤(장혁 분), 그리고 내금위장 무휼(조진웅 분)은 한글을 반포를 위해 모두 목숨을 바쳤다.

소이는 개파이가 쏜 독화살에 팔을 맞고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팔에 독이 퍼져있었다. 그러나 소이는 죽기 전 죽음을 헛되이 쓰지 않았다. 죽음을 예감한 소이는 치마를 찢어 해례를 작성 후 자신을 찾아낸 강채윤(장혁 분)에게 “오라버니를 다시 만나고 20년만에 처음으로 꿀맛같은 잠을 잤다. 해례를 전하고 전하를 구해 달라. 오라버니의 눈으로 꼭 백성들이 그 글을 읽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유언했다.

강채윤은 소이의 죽음에 오열했으나 곧 소이의 유언대로 세종을 구하기 위해 글자 반포식장으로 향했다. 마침 세종을 암살하기 위해 현장에 잠입한 개파이는 세종을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던 무휼과 치열한 대결을 벌인 후 기어코 무휼을 쓰러트리고 세종을 공격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강채윤이 마침 도착해 개파이와 대결, 개파이를 죽인 후 세종에게 해례를 전했으며, 강채윤은 피를 쏟으며 백성들에게 한글이 반포되는 모습을 지켜본 후 세종의 앞에서 쓸쓸히 죽어갔다.

하지만 죽음을 맞이한 건 세종의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정기준 역시 세종의 수하들의 공격에 부상을 입고 세종 앞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또 그를 지켰던 호위무사 윤평(이수혁)과 개파이 역시 정기준을 지키다 사망했다.

정기준은 죽기 전 왕좌에 앉아 세종과 대화를 나눴다. 정기준은 세종에게 “위정자들과 사대부들은 네가 만든 한글을 백성들을 이용하는 데 쓸 것.”이라고 경고했고 세종은 이에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 그것이 역사니까. 그리고 그들은 끊임없이 싸워 이 땅을 지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정기준은 죽기 직전 “네 말대로 되길 바란다.”고 마침내 세종을 인정했다.

세종은 한글을 반포하는 데 성공했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다 죽었다는 데서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정기준의 말에는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어찌사랑이 아니라는 말이냐.”며 애민사상을 확신했다. 홀로 남은 그의 모습은 쓸쓸해 보였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강채윤은 죽기 직전 소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룬 모습을 꿈꿨다. 죽은 강채윤과 소이가 저승에서 다시 만나 한 가정을 이룬 듯 묘사됐다. 마지막 장면 역시 강채윤과 소이가 자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모습으로 장식됐다. 아이들이 낙서 한 자리에는 ‘그동안 뿌리 깊은 나무를 어여삐 여겨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마지막회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본명이 소개된 적 없는 한가놈(조희봉 분) 정체가 한명회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다. 정체가 드러난 한명회는 길거리에서 성삼문(현우 분), 박팽년(김기범 분)과 어깨를 부딪쳤다. 성삼문은 한명회를 바라보며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한명회는 속으로 “집현전을 박살내겠다”고 다짐했다. 한명회는 수양대군의 책사가 돼 그를 왕으로 즉위시키는 데 공을 세웠으며 훗날 영의정까지 오른 실존인물이다. 단종 복위운동을 펼쳤던 사육신을 사전에 적발, 성삼문과 박팽년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이다.

누리꾼들은 ‘뿌리깊은 나무’ 마지막회가 끝나자 찬사와 함께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이가 해례쓰는 장면, 한명회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 백성들이 이미 한글을 읽혀 읽던 장면, 모두 다 소름돋았다.”, “다 죽다니 너무하다. 그래도 행복한 사람은 있길 바랐다.”, “마지막 인사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인다.”, “각본, 연출력, 배우, 연기,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던 올해 최고의 드라마. 여운이 오래 남는다.”, “한글을 홀대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든다. 한글날을 다시 국경일로 지정해야 한다.”, “월화뿌나금토일이었는데 앞으로 뭘 하지?”, “멋진 드라마 만들어준 제작진에게 고맙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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