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복지협의회 25년사 편찬-(상)발자취

법정단체인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가 지난 1월 27일 협의회의 발자취를 담은 25년사 책자를 발간했다. 368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된 이 책자에는 협의회의 창립 과정부터 제주지역 사회복지계의 구심체로서 자리매김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4반세기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협의회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오늘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에서 25년사 책자의 주요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협의회가 걸어온 길

제주사회복지협의회(이하 협의회)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1월 26일 창립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제주지회(이하 제주지회)가 그 출발점이다. 당시 회원은 단체회원 8명과 개인회원 4명이 고작이었다. 창립총회에서 강도아 제주보육원 원장이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제주지회 탄생 과정에 산파 역할을 한 김정현 제주케어하우스 원장(당시 한국어린이재단 제주지부장)은 ‘협의회 25년사 편찬’ 인터뷰를 통해 “1983년 법정단체로 발족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16개 시.도에 지회 조직을 만들게 됐다”며 “이 과정에 도내 사회복지인들이 뜻을 모아 제주지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만 해도 제주지역 사회복지법인이 8개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복지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사실상 황무지였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제주지회가 창립됐지만 정작 둥지를 틀만한 변변한 사무실조차 없었다. 한국어린이재단 제주지부 사무실 한 켠에서 ‘셋방살이’ 신세를 져야 했다. 16.5㎡(5평) 남짓한 사무실에 책상 3개와 전화기 1대가 전부였다.

그 해 9월 5일 제주지회 자원봉사단이 발족했다. 제주지회 제1기 자원봉사자 교육 수료생들이 뜻을 모아 봉사단을 결성한 것이다. 제주지회 자원봉사단은 1991년 ‘작은세상봉사단’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지금도 왕성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1년 2월에는 지역복지봉사센터가 설치됐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 정보센터의 시발점인 셈이다.

그 이듬해인 1992년 8월 제주시로부터 아라종합사회복지관 운영을 위탁받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 해 12월 19일에는 온누리봉사회가 창립됐다.

1998년 2월 저소득층 가구가 밀집한 아라주공아파트단지 내에 아라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사회복지법인 ‘제주도사회복지협의회’가 설립된 것은 1998년 12월 12일. 5차례의 설립준비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날 공식 출범한 것이다.

단체회원 21명과 개인회원 50명 등 모두 71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제주지회 강도아 회장이 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2000년 11월엔 협의회 소속 좋은인연봉사회가, 2003년 7월엔 손뜻모아봉사회가 창립됐다.

협의회는 2004년 2월 광역푸드뱅크 운영 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현재까지 제주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식품나눔사업을 펼치며,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2005년 1월에는 협의회 제3대 회장에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이 취임했다.

2008년 1월 전국 최초로 협의회 회관을 건립했다. 제주시 화북1동에 사업비 12억여원을 들여 부지면적 2019㎡, 건축연면적 597㎡, 지상 2층 규모로 신축됐다.

이듬해인 2009년 6월엔 상설 매장 형태의 ‘사랑나눔 푸드마켓’이 문을 열어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대상으로 식품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협의회 회원 수는 187명, 예산규모는 6억7700만원, 교육인원은 1만337명에 달한다. 지난 25년간 회원 수는 15배, 예산은 52배, 교육인원은 100배 증가했다.

협의회가 운영하는 자원봉사 인증시스템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도 2001년 148명에서 지난해 9만3067명으로 급증했다.

▲어떤 일 했나

협의회가 그동안 추진한 사업은 크게 ▲교육훈련 ▲조사연구 ▲자원봉사자 육성 ▲식품나눔 등 4가지로 구분된다,

협의회는 지난 4반세기 동안 사회복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도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사업을 펼쳐왔다.

사회복지학교를 비롯해 자원봉사 교육, 사회복지 아카데미 운영 등을 통해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복지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는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 ‘찾아가는 초등학생 복지교육’ 프로그램을, 2010년부터는 저소득 가정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찾아가는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 조사연구사업도 활발하게 펼쳐왔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 정책의 발전적 대안을 제시했다.

도내 자원봉사 활동 실태 조사를 통해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도민복지 욕구 조사를 실시해 사회복지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했다. 노인, 장애인 등 각 분야별 욕구.의식 조사와 사회복지 지표조사도 실시했다.

자원봉사자 육성사업은 지난 25년간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로 꼽혀왔다.

창립 첫 해인 1986년부터 해마다 자원봉사자 교육을 통해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단체가 잇따라 창단됐다.

자원봉사 인증관리 업무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된 2001년 당시 140여명에 불과했던 자원봉사자 등록인원은 지난해 말 현재 9만300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2010년부터는 우수 자원봉사자를 발굴, 그 공적을 널리 알리고 자원봉사 문화를 확산하고자 ‘제주사회복지 자원봉사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나눔사업은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으로 나뉜다.

협의회가 2004년 광역푸드뱅크 운영 기관으로 지정 받은 데 이어 2009년 6월에는 사랑나눔 푸드마켓을 개소했다.

푸드뱅크는 기업체나 단체, 개인 등으로부터 기부 받은 식품을 저소득층 가정에 직접 전달해 주는 시설이며, 푸드마켓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대상으로 기부 식품을 무료로 지원하는 매장 형태의 시설을 말한다.

식품기부에 동참하는 기부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푸드마켓 이용자는 매월 평균 1500여명에 이른다. 협의회가 제주지역의 식품나눔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협의회는 이 밖에 사회복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제주사회복지신문’을 매월 발행하고 있으며, 어린이 새생명돕기와 난치병환아 진료비 지원사업, 사회복지도우미 공공근로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특화사업으로는 SK에너지(주) 후원을 받아 2006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저소득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행복날개 유소년축구단’을 운영했으며, 2007~2008년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관광지와 문화역사 현장을 둘러보는 ‘문화나들이’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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