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 역학인 김종우(43, 시각장애 1급) 씨.
▲ 시각장애 역학인 김종우(43, 시각장애 1급) 씨.
10여 년 전, 교통사고와 질환이 겹치면서 실명하게 된 김종우(남·43, 시각장애 1급) 씨는 ‘소리사주’ 과정을 통해 시각장애 역학인으로 활동한지 8~9년 된 베테랑이다.

김 씨는 “중도실명한 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계유지 차원’에서 역학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그는 실명 후 앞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편견보다 ‘직업의 선택권’이 많지 않아 경제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는 “비시각장애인으로서 30여년, 시각장애인으로 10여년 살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며 “비시각장애인으로 살면서는 시각장애인의 삶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시각장애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편견은 인식의 차이 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아리에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역술업에 종사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은 물론 자료를 찾는 데도 어려움이 없으며 시각장애인도 충분히 공부 할 수 있다.”며 “인터넷 사용에도 아무 문제가 없고, 자료 찾는 데 어려울 것이 없다. 시각장애인의 역술업은 수백 년의 역사를 내려오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굉장히 많다. 오히려 시각장애인이 유리한 부분도 많다. 시각장애인은 암기하지 않으면 전혀 풀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암기해야 한다. 암기 수준은 시각장애인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 소리사주 수업하는 모습.
▲ 소리사주 수업하는 모습.
이어 “모든 일이 다 그러겠지만, 열심히 하면 문제가 없다. 이 일을 하면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운이 왔을 때 어떻게 잘 맞이하나’, ‘힘든 일을 어떻게 극복하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말·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주를 보기 위해 철학관을 방문한다. 김씨에게도 연말·초에 가장 많은 상담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취업이나 진로문제 등에 대한 상담을 많이 한다.

그는 “역학이란 ‘점을 본다, 족집게다’ 이런 개념이 아니다. 상담으로 가야한다.”며 “지난해 12월 이혼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한 분이 전화했다. 이미 이혼하려고 마음먹고 상담해 왔다. 물론 사주에서는 힘든 부분이 많았다. 그렇지만 이혼하지 않게끔 상담했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물론 사주를 보면 취업이나 학업·이혼 등이 보인다. 하지만 사주에 ‘이혼’이라고 나온다고 이혼하라고 밀면 안 된다. ‘미흡한 부분을 설명하고, 서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을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주는 60%다. 나머지 30%는 마음가짐이며, 10%는 환경이다. 하지만 30%가 가장 중요하다. 사주가 100%라는 것은 없다.”며 “기상예보에서 ‘내일 눈이 많이 오니까 우산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이 길로 가면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를 상담해 주는 것이 사주.”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직업을 가지면 더 나은 삶이 보장된다, 저기가면 돈이 떨어진다’라고 하다보니까 사주가 ‘점(占)’이 되고 ‘미신’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