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 2일차, 한국 1승 2패
10개 국가 출전해 오는 23일까지 리그전, 24·25일 순위전

▲ 경기에 앞서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한 한국 대표 선수들의 화이팅. ⓒ정두리 기자
▲ 경기에 앞서 서로에게 힘을 주기 위한 한국 대표 선수들의 화이팅. ⓒ정두리 기자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세계랭킹 1위인 캐나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학성·강미숙·정승원·노병일·방민자 선수로 구성된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린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캐나다를 7대1로 가볍게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10개국 대표단이 참가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2차전에서 캐나다를 만나 2010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의 설움을 떨치기 위한 승부에 펼쳤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0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으나 결승전에서 만난 캐나다와 접전을 벌인 끝에 7대8 한 점 차이로, 아쉽지만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특히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나다를 한국팀이 큰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대이변이자 한국 휠체어컬링 경기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가 강원도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두리 기자
▲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가 강원도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두리 기자
▲ 김학성 선수와 노병일 선수. ⓒ정두리 기자
▲ 김학성 선수와 노병일 선수. ⓒ정두리 기자
'1차전 미국에 패…2차전에서 완벽한 적응력 보이며 캐나다에 완승 거둬'

반면 1차전 상대였던 미국과의 대전에서는 패배를 거뒀다.
개최국가의 특권인 ‘첫 경기 상대지목권’으로 미국을 선택한 한국 대표팀은 미국팀이 한국과 비슷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우위에 서 왔던 만큼 개막경기의 승전보를 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분패한 것.

1엔드에서 3점을 내주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한 한국은 2·3엔드에서 1점씩을 따내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4·5·6엔드에서 미국이 다시 1점씩을 가져가 2대6으로 점수가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2대6 심적으로도 불안한 상황에서 시작된 7엔드, 한국의 스킵(하우스 뒤 편에서 투구 방향을 잡아주는 등 전략을 짜는 역할) 김학성 선수는 테이크 아웃(하우스 안에 들어 온 상대편 스톤을 밖으로 밀어내 점수를 얻는 기술)이 아닌 드로우(스톤을 하우스 안으로 투구)작전을 펼쳤다.

한국의 정확한 투구에 미국의 실수가 이어졌고 우리는 4점을 거둬 6대6 동점 상황을 만들어 마지막 8엔드에서 역적의 기회를 노렸으나, 결국 마지막 한 점을 미국에게 빼앗겨 첫 경기는 6대7 패배하고 말았다.

미국과의 경기 후 김학성 선수는 “링크를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해 투구 방향을 잘못 잡아 실수가 생겼다. 선수들이 잘 해줬는데 미안하다.”며 “실수를 경험하며 완벽하게 링크 파악을 끝냈다. 다음경기 부터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시작된 2차전 캐나다와의 승부에서 김 선수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캐나다라는 강팀을 만나 긴장감으로 시작된 승부, 1엔드에서 침착한 투구로 하우스에 위치한 캐나다의 스톤을 테이크 아웃 시킨 강미숙 선수를 시작으로 노병일 선수와 정승원 선수, 김학성 선수가 정확한 드로우와 테이크 아웃 모두를 성공시켜 2점을 먼저 획득했다.

이후 2엔드부터 한국은 드로우와 가드(우리팀 스톤 전면에 스톤을 배치해 하우스에 위치한 스톤을 지켜내는 작전)를 번갈아 하며 방어 위주의 작전을 펼쳤으며, 위기의 순간에는 더블테이크 아웃(두개의 상대팀 스톤을 동시에 밀어냄)까지 성공하면서 단 1점만을 허용하고 7점을 얻어냈다.

▲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나다 선수들의 경기 모습. 한국은 2차전에서 캐나다를 만나 7대1 대승을 거뒀다. ⓒ정두리 기자
▲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나다 선수들의 경기 모습. 한국은 2차전에서 캐나다를 만나 7대1 대승을 거뒀다. ⓒ정두리 기자

▲ 김학성 선수(맨 앞 가운데)로 한 강미숙·정승원·노병일·방민자 선수가 경기장으로 오르고 있다. ⓒ정두리 기자
▲ 김학성 선수(맨 앞 가운데)로 한 강미숙·정승원·노병일·방민자 선수가 경기장으로 오르고 있다. ⓒ정두리 기자
▲ 노병일 선수의 투구. 휠체어컬링은 투구 시 정확한 방향으로 투구를 위해 동료 선수가 뒤에서 휠체어를 잡아준다. ⓒ정두리 기자
▲ 노병일 선수의 투구. 휠체어컬링은 투구 시 정확한 방향으로 투구를 위해 동료 선수가 뒤에서 휠체어를 잡아준다. ⓒ정두리 기자
▲ 경기 중 스킵을 맡은 선수들은 하우스 뒤에서 투구 방향을 잡거나 속도를 조절해 전략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스킵을 맡은 김학성 선수 역시 스톱워치를 바라보며 신중하게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 경기 중 스킵을 맡은 선수들은 하우스 뒤에서 투구 방향을 잡거나 속도를 조절해 전략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스킵을 맡은 김학성 선수 역시 스톱워치를 바라보며 신중하게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정두리 기자
'비약적 발전한 한국…개최국 자존심 지키기에 노력'

김학성 선수는 “이번 대회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우선 4강에 들어 2014 소치장애인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고 순차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개최국가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는 하지만 경기에 집중해 팀 선수들과 함께 노력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대한장애인컬링협회 박주영 회장은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한국은 이번 대회를 출발점으로 2018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 준비를 시작한 것.”이라며 “휠체어컬링 전용경기장도 없는 한국이 이런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데는 2010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첫 출전 은메달을 따낸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경기장을 만드는 기술 발달과 지자체의 도움을 이끌어 낸 휠체어컬링에 대한 인식 확대가 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한국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지난해 6위를 기록, 올해는 4위 이내 안착을 예측하며 소치올림픽 출전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실력을 갖췄다.”며 “국내에 휠체어컬링을 함께하는 20여개 동호회 등 팀이 생겨 많은 장애인들이 즐기면서 전반적 수준 향상했기 때문으로, 이는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의 많은 팀.”이라고 국내 휠체어컬링 보급 정도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장애인들이 휠체어컬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과 직접 운동을 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관심이 저조하다는 것은 아쉽다.”며 “경기가 어렵지도 않고 나이제한도 없는 종목인 휠체어컬링에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 비장애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중국 선수의 신중한 투구. 3차전에서 한국은 중국에게 3대5로 패하고 말았다. ⓒ정두리 기자
▲ 중국 선수의 신중한 투구. 3차전에서 한국은 중국에게 3대5로 패하고 말았다. ⓒ정두리 기자
한편 이번 대회는 오는 25일까지 계속되는 대회는 상위 10위 국가(한국, 캐나다,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러시아, 중국, 미국, 스웨덴, 슬로바키아, 이탈리아)가 출전해 2014 소치장애인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

한국은 20일 오전까지 3차전을 치렀으며 1차전 미국과는 6대7로 패, 2차전 캐나다와 7대1로 승, 3차전 중국과 3대5로 패해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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