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칼럼]‘복지 원조 영국’의 자성과 교훈
[김종인 칼럼]‘복지 원조 영국’의 자성과 교훈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12.0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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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복지 국가의 원조, 기원이 되는 나라’라고 하면 영국을 가리킵니다.

1942년 비버리지(Beveridge, W. H)가 ‘사회보장과 그 관련 서비스’라는 보고서를 작성·발표하면서 ‘복지 국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 ‘복지 국가’라는 단어에는 ‘국가 책임’이 강조되었습니다. 광범위한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완전고용을 실현시키는 일을 국가가 앞서서 정책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영국의 비버리지 보고서를 ‘복지 경전’이나 ‘복지 바이블’이라고도 표현합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정권을 잡은 것은 영국의 노동당입니다. 영국의 노동당에서는 복지 국가 정책 비버리지 보고서를 근간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우선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비롯한 경제의 계획화를 추진하고, 동시에 사회보장 완전고용실현을 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복지 국가가 최근에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말인데, 영국 언론에서는 ‘비버리지 보고서에 담겨있는 철학과 정신을 냉철히 분석해 볼 가치와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엄격하게 말해 복지에 대한 국가 책임은 시혜적 복지, 무상 복지, 무한정 복지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이 결코 아님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완전 고용을 통한 복지, 국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공공 부조적 복지가 아닌, 일을 할 때 정부가 담보·지원해주는 사회 보장적 복지라는 말입니다.

비버리지 보고서의 근본적 배경이나 취지를 종합 분석해보면, 사회 보험 구현의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회 보험이 어떤 것입니까? ‘소셜 인슈어런스(Social Insurance)사회 보험’은 글자 그대로 본인이 일부를 부담하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기업에서 일부를 부담하는 국가책임제도에 하나입니다. 즉, 질병, 재해, 실업, 퇴직 등을 대비해 국민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일방적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는 결코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강제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책임 주의라는 말보다는 국민 책임 주의가 바로 여기서 가리키고 있는 ‘복지’입니다. 그 때문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개인의 근로 의욕이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국가의 사회복지에 대한 사회보장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재정 능력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비버리지 보고서를 요약하면, 복지는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 일하는 국민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뿌리’이자 제도입니다. 최근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비버리지 정신을 다시 음미해 보자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빚을 내어 제공하는 복지가 과연 복지국가의 복지라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물론 취약계층의 사회 안전망을 국가가 구축하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책임 주의로 구현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비버리지 정신은 양대 선거가 있는 지금의 한국에서 벤치마킹(Bench-Marking)하고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일방적·시혜적 복지가 아닌, 사회보험적·사회보장적 복지라는 점, 특히 고용과 병립해 복지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