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 선수상 김학성 선수 인터뷰

▲ 한국의 스킵 김학성 선수은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정두리 기자
▲ 한국의 스킵 김학성 선수은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정두리 기자
2012 휠체어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수들이 뽑은 최우수선수로 한국의 스킵(하우스 뒤 편에서 투구 방향을 잡아주는 등 전략을 짜는 역할) 김학성 선수가 선정됐다.

김 선수는 “선수들이 뽑은 최우수 선수이기에 더 감사하다.”며 “그 보다 한국 팀이 은메달이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어 기쁘고 함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팀이 구성돼 합을 맞추려면 몇 년이 걸리지만 우리 대표단이 후보선수를 포함한 5명으로 최종 구성 된지 몇 달 되지 몇 달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팀웍을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 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특히 한국에서 세계대회를 개최하고,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팀의 스킵이자 주장으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결승까지 이끄는 전략과 리더십을 빛냈다.

결정적인 순간 선수들을 투구 위치를 잡으며 역전을 성공시키기도 했고, 각 엔드별로 달라지는 전략으로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 결승에서 실수가 이어지며 한국은 러시아에게 1대9로 점수를 내주면서 마지막 8엔드를 포기하고 아쉬운 은메달에 멈추고 말았다.

그는 “큰 아쉬움은 없지만 마지막 경기였던 결승에서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다 하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해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결승경기에 대한 미련을 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결승 경기를 치루면서 1엔드에서 먼저 점수를 올렸지만, 뒤이어 찾아온 몇 번의 실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러시아에 기회를 넘겨줬다.

▲ 김학성 선수의 경기 모습. ⓒ정두리 기자
▲ 김학성 선수의 경기 모습. ⓒ정두리 기자
마지막 경기 패배의 이유로 김 선수는 열악한 훈련환경을 지적했다.

김 선수는 “한국 선수들은 전용링크에서 연습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10여차례 계속되는 경기에서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라며 “물론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선수들이 있어 긴장을 했고 나와 강미숙 선수 같이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 들이 좀 더 잘 이끌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전용링크가 있어 상시 훈련과 연습을 하는 다른나라 선수들과 장기간 경기에서 차이가 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은 현재 전용경기장이 없어 전국에 단 두 곳 뿐인 컬링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훈련하고 있다. 더구나 한 곳은 비장애인 국가대표 훈련장인 태릉에 있어 비는 시간을 이용해야 하고, 다른 한곳은 대여 순서가 돌아오는 것조차 어렵다고.

이에 장애인 국가대표팀은 국내 경기나 국제 경기가 개최돼 경기장이 확보될 때 집중적인 링크 훈련을 한다. 이 외에는 전략을 짜거나 체력훈련을 하다 보니, 실제 링크에서 몇 차례를 거듭해서 경기를 펼치다 보면 후반부 중요한 경기를 치룰 때쯤이면 선수들이 지쳐버린다.

김 선수는 “한국이 2010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과 더불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적까지 거뒀으니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며 “혹시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0개 참가국들이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보는 재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 경기력이 동반 상승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김 선수는 “휠체어컬링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전세계 적으로 경기력이 다 함께 향상됐다.”며 “어느 팀이든 1위가 될 수도 10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두 번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어 참가 선수들 모두 긴장된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전략게임인 휠체어컬링은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거나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면 바로 승패를 뒤바꿔버리는 경기로, 국제적으로 경기력이 상향평준화 된 지금의 상황에서는 상대국가의 막강한 실력보다는 찰나의 실수가 성적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며 “순위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경기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한 만큼 지금의 경기력과 노력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 마지막 결승경기가 치뤄지던 지난 25일, 김학성 선수의 딸이 경기장을 찾아 아빠를 응원하고 은메달의 기쁨을 같이 나눴다. ⓒ정두리 기자
▲ 마지막 결승경기가 치뤄지던 지난 25일, 김학성 선수의 딸이 경기장을 찾아 아빠를 응원하고 은메달의 기쁨을 같이 나눴다. ⓒ정두리 기자
끝으로 김 선수는 국내 휠체어컬링의 발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에 휠체어컬링이 알려진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매우 짧지만 많은 팀들이 생겨나 훈련 중.”이라며 “국제 경기를 치룰 만큼 성장한 휠체어컬링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이 홍보된다면 참여율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특히 2018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만큼 앞으로 좋은 시설과 훈련환경이 마련된다면 경기력 또한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역시 국가대표이자 휠체어컬링을 먼저 시작한 선수로써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많은 선수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반드시 휠체어컬링 만큼은 한국이 세계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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