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정 검사
▲ ⓒ박은정 검사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로부터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양심선언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지검 부천지청 박은정(40, 연수원 29기) 검사가 2일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박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오늘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검사는 이어 “함께 일한 선후배 동료 검사들과 직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다.”며 “건강하고 늘 행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검사는 지난달 28일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기소청탁 의혹을 제기한 뒤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나꼼수’는 28일 방송분에서 “나경원 의원을 비방한 네티즌은 수십만 명이 있다.김재호 판사는 그중에 유독 (자신이 근무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 관할구역에 있는 네티즌 한 명만 찍어서 고발을 했고 그 후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까 ‘빨리 기소해 달라. 그러면 자기가 처리를 하겠다’는 식의 기소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꼼수’는 “지난주에 (청탁을 받았던)그 검사가 주진우 기자에게 체포·구속영장을 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청탁받은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알려왔는데, 우리가 그러지 말라고 말리자 연락도 없이 공안수사팀에 자기가 그 ‘기소 청탁 전화를 받았다’고 말해버렸다. 그 검사가 부천지청의 박은정 검사.”라고 말하고 “앞으로 이 방송을 듣는 여러분이 이 검사의 이름을 기억하고 관심 가져줘야 이 분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이젠 시민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박은정 검사의 이름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꼼수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나꼼수는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나 후보 쪽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들어 주진우 기자를 고소했고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의 지휘를 받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은정 검사의 사의 표명에 대해 검찰은 박은정 검사의 사표를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검찰청 측은 2일 “해당 논란에 대해 박은정 검사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가 없어 사직서를 반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 김재호 판사는 기소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으나 “박은정 검사와 전화 통화 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히 대답하지 못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나꼼수’를 향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내가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해 거짓폭로를 통해 한국 사회에 잠재된 마초적인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해 누리꾼들로부터 “비키니 시위로 촉발된 나꼼수의 마초성향 논란에 묻어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더했다. 누리꾼들은 이어 “박은정 검사가 예전부터  정의로운 일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사의를 표명하게 돼 좋은 검사를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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