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정록 후보에 이어 민주통합당에 개별 공천

2012장애인총선연대(이하 총선연대)의 중심단체 대표인 김정록 후보(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 회장)가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개별 공천한 데 이어, 최동익 후보(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상임대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또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에 개별 공천한 사실이 알려져 장애계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총선연대가 김정록 후보의 개별 공천을 놓고 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연 지 이틀이 지난 15일, 최동익 후보가 개별 공천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참여단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군다나 최동익 후보의 경우, 총선연대의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비례대표 후보 선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은 지난 1월 31일 제2차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최동익 후보의 불출마 의사를 전하며, 기득권을 위해 꾸려진 것이라는 의식을 불식시키고 총선연대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에 대해 총선연대 참여단체들은 ‘장애계에서 일하는 것 자체에 회의를 느낀다’,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될지조차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원종필 사무총장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우리의 성명서 내용을 부인했지만, 결국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 되고 말았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개별 공천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과연 총선연대가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해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계단체 관계자는 “최동익 후보는 처음부터 총선연대가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으니 불출마라는 꼼수를 냈다. 그럼에도 통하지 않자 추천위원회·배심원단 구성 수정 제안서를 들고 나왔다. 그 마저도 되지 않을 것 같으니 개별 공천을 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분개했다.

이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또한 총선연대 사무국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책임을 갖고 있으며, 분명 개별 공천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제명 조치까지 가야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총선연대 자체가 강력한 규율을 갖고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면 제명 조치 말고는 달리 뭐가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인 문제로 봐야할 지, 단체의 문제로 봐야할 지 참 어렵다. 그러나 최동익 후보는 한 언론사를 통해 ‘총선연대가 와해된다면 원인을 제공한 단체는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장애계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큰 단체들이 모범은커녕 반칙을 일삼았으니, 앞으로 누가 장애계의 화두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자괴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신희원 사무처장은 “좀 더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이제 두 명의 대표가 개별 공천을 냈으니, 대외적으로만 아닐뿐이지, 이미 총선연대는 무너져 내렸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총선연대를 같이한 입장으로서 누구를 제재하고 그럴 자격조차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과연 무엇을 원동력 삼아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한국 DPI 김대성 사무총장은 당에게 총선연대가 추천한 후보자 중 비례대표가 나올 수 있도록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다들 큰 두 단체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공천 자진 사퇴 촉구 성명서를 내는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장애계 연대를 생각했을 때 조직적인 관계에서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진 공천 사퇴를 요구하고, 거부한다면 제명(총선연대 사무국 변경)을 논의해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흠집 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우려돼 조심스럽지만, 이번 사태는 연대 자체의 신뢰성을 깬 별개의 문제.”라며 “해당 단체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남은 다른 단체들이 명예를 위해서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총선연대는 새누리당·민주통합당에 총선연대가 추천한 후보 중 비례대표를 뽑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15일 발표했으며, 개별 공천자에 대한 공천 자진 사퇴 관련 성명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총선연대 사무국 한 관계자는 “실무자들 또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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