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란열사 10주기 추모대회’…기초법 개정 등 요구

기초생활보장제도 전면개정과 장애·빈민해방 쟁취를 위한 목소리가 서울역 광장에 퍼졌다.

최옥란열사10주기추모위원회는 여성이자 장애인, 노점상, 기초생활 수급자로 살며 투쟁했던 최옥란열사의 10주기를 맞아 ‘최옥란열사 10주기 추모대회’를 26일 개최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박경석 위원장이 추모발언을 하고 있다.
▲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박경석 위원장이 추모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박경석 위원장은 “1급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여성이자, 가난이라는 3중의 차별을 안고 살았던 최옥란 열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이 만들어진 후 ‘가난한 사람도 인간답게 살 수 있지 않냐’며 수급권자가 됐다. 하지만 병원에 한번 다녀오면 교통비로 다 나가는 28만 원으로 한 달을 살라는 것이 당시 실상이었다.”며 “이에 맞서 그는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차별을 견디지 못한 그가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권이 바뀐다고 가난한 사람이 잘 살지 않는다. ‘가난한 우리가 투쟁해야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줬다.”며 “보편적인 복지가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에 따른 빈곤 사각지대에 있는 100만 명에 대한 삶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것이 복지인가. 기초법이 진정으로 가난한 자의 권리를 이야기 한다면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도록 ‘기초법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투쟁발언에 나선 3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이원교 공동대표는 “최옥란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이다.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바뀐다지만, 이 사회는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누가 국회의원이 되건 민중에 관심조차 없다. 하지만 선거 때문에 또 다시 거짓말하고 있다.”며 “복지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설과 거리에는 살려달라고 외치는 장애인과 빈민들이 있다. 먹고 사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권리의 문제다. 우리의 삶을, 우리의 생존권은 어느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힘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활동가는 “기초법이 시행되던 13년 전, 국가는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권리로서 지켜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전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겠지만, 국민의 8.6%가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수급 받는 사람은 3%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부양의무자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0대 노모를 70대 자녀에게 책임지라고 하고, 장애인 자녀가 있으면 집을 팔아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권리라고 국가는 말하고 있다. 가난과 빈곤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벗어던지고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자.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인간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것을 당당히 주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추모대회는 문향 및 헌화로 마무리 됐다.
▲ 추모대회는 문향 및 헌화로 마무리 됐다.
▲ 추모대회는 문향 및 헌화로 마무리 됐다.
▲ 추모대회는 문향 및 헌화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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