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서막...‘제8회 전국장애인대회’ 개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시작을 선포했다.

420공동투쟁단은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폭로하고, 장애민중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연대투쟁을 벌이기 위한 ‘제8회 전국장애인대회’를 지난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했다.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노래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대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여성이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가난하게 사는 나 또한 ‘최옥란’.”이라며 “최옥란 열사가 가슴에 한을 안고 10년 전 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이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며칠 살 수도 없는 수급비로 한 달을 살라고 한다.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핵 안보 정상회의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생활의 안보도 없다. 사람이 살아가 것부터 지켜야 하는데 거꾸로 하고 있다.”며 “악착같이 살아서 올바른 세상 만들겠다. 차별받지 않는 세상, 대한민국의 장애인이라고 떳떳이 말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빡세게 투쟁하자. 사람 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울산장애인부모연대 김옥진 지부장은 ‘발달장애인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지부장은 “발달장애자녀 오누이 중 큰 아이를 먼저 보낸 한 어머니에게 사람들이 ‘더 이상 차별받지 않고, 고통 받지 않는 곳으로 잘 갔다’고 말했다. 그 어머니는 ‘9년 일이지만,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못해 뼈가 아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둘째아이가 고등학교 졸업 후 지역사회와 완전히 고립된 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힘들어 손을 놔버리고 싶다고 했다. 이것이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선거만 되면 ‘국민을 위해 일 하겠다’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은 이 땅의 국민이 아닌가? 이 야만적인 사슬을 꺾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이 땅의 국민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을 계속 유린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종합총연맹 김영훈 위원장은 “한 사회가 개명한 사회인지, 문명한 사회인지 바라보는 척도는 여러 가지다. 그 중 장애인의 노동권이 얼마나 보장되느냐가 첫 번째다. 지금은 일반화 됐지만, 과거 지하철역사의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려웠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투쟁으로 쟁취한 성과.”라며 “지금 서울에서는 핵안보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발달장애인법 하나 만드는데 예산 타령할 것 없이, 국제회의 하나만 하지 않으면 이 법 하나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투쟁을 시작으로 다음 달 20일까지 투쟁의 날까지 힘찬 투쟁을 전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빈민해방실천연대 김영진 공동대표는 “열사의 죽음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고 ‘죽임을 당한 것’이다. 범죄는 어떤 행위를 해서 이뤄지는 범죄가 있는가 하면,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음으로서 일어나는 범죄도 있다. 특히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권력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지금까지의 정권은 반드시 갈아엎어야 한다.”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뿐만 아니라 모든 불평등한 법과 부조리한 법을 갈아엎기 위해서는 전체 민중들이 힘을 합쳐 민중권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대표가 '수화언어를 인정하고, 영화관람권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대표가 '수화언어를 인정하고, 영화관람권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수화언어를 인정하고, 영화관람권을 보장’하라는 주장도 나왔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대표는 “420이 차별인지 모르고 차별받는 수많은 청각장애인이 있다.”며 “정부는 청각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다. 장애계단체라는 이름으로 그런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어 먼저 세상을 떠난 열사들의 정신을 기억하며 420대열에 합류하겠다. 그래서 수화통역 자격이 없는 농학교, 수화통역이 없는 학원, 자막이나 화면해설이 없는 영화, 돈이 안 된다고 통역하지 않는 수화 서비스 등을 바꿔 나가도록 투쟁하겠다.”고 외쳤으며, 유아특수교육학과 박생연대 박재희 의장은 ‘특수교사 충원, 장애인교육권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예비특수교사의 삶은 끝도 없는 무한 경쟁의 트랙에서 살아남아야만 교사가 될 수 있다.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교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이 현실에서 예비특수교사와 장애인 교육권은 만나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필요한 특수교사 정원이 7,000명이라지만, 여전히 정부는 동결방침을 고수하면서 장애인 교육권의 현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조진호 공동대표는 “정치인은 선거만 되면 표를 약속하면서 헛된 공약을 남발한다. 통합진보당도 장애인과 정책협약을 했는데, 이것 또한 휴지조각이 되지 않을까 의심이 눈을 갖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며 “통합진보당은 반드시 장애인의 요구를 갖고 민중과 함께 싸우겠다. 이 요구들이 얼마나 절절한지 잘 알고 있다. 이 땅에 장애인이 투쟁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 함께 싸우겠다. 반드시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 입법하고, 관찰해서 장애인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함께 하겠다.”고 전했으며, 진보신당 안효상 공동대표는 “열사들이 요구한 것이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 요구가 오늘날에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법 제정으로 표현되고 있다.”며 “인간의 절대적 평등에 대한 믿음이자, 이 땅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동등한 권리로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교육인형극단 조태환 회장(오른쪽)과 신용철 부회장(왼쪽)이 발달장애인 당사자 발언을 하고 있다.
▲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교육인형극단 조태환 회장(오른쪽)과 신용철 부회장(왼쪽)이 발달장애인 당사자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멋진친구들 인형극단 조태환 회장은 당사자 발언을 통해 “만 20살부터 폴리텍대학에서 영상학을 선택하고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졸업 후 영상에 대한 관련한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도 취업이 안됐다.”며 “장애인을 괴롭히고, 학대하고, 왕따 시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진섭 기장해운대구지회장(왼쪽)과 강원장차연 김용섭 집행위원장(오른쪽)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진섭 기장해운대구지회장(왼쪽)과 강원장차연 김용섭 집행위원장(오른쪽)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420공동투쟁단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사회적 차별과 배제에 맞선 장애인 대중들의 투쟁은 1980년대 말부터 일정한 굴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면면히 이어져왔고, 2001년부터는 장애인이동권투쟁을 시작으로 로운 전진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그러한 투쟁을 통해 우리는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을 제정했고, 장애인 교육권의 확장을 이뤄냈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었으며, 활동보조인서비스를 부족하나마 전국적으로 제도화시켜냈다.”며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또 다른 투쟁을 결의하고자 한다. 가난한 이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내에 존재하는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는 투쟁.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겨 낙인을 찍는 장애등급제를 폐기하는 투쟁,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발달장애인법 제정 투쟁. 더 이상 장애민중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장벽이 존재하지 않기 위해서는 멈추지 않는 투쟁이 필요한 시기임을 우리는 가슴속에 간직 할 것이다. 장애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향한 절박한 요구를 받아 안아, 승리에 대한 확신과 동지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거침없고 급진적인 투쟁을 통해 장애해방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 성신여대 메이데이의 울동공연 모습.
▲ 성신여대 메이데이의 울동공연 모습.
▲ 민중가수 권영주의 노래 공연 모습.
▲ 민중가수 권영주의 노래 공연 모습.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