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교통수단’, 예의가 아닌 정책의 문제
‘모두의 교통수단’, 예의가 아닌 정책의 문제
  • 최지희 기자
  • 승인 2012.04.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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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사이트에 월요일마다 올라오는 ‘지옥철(地獄鐵)’이라는 제목의 웹툰이 있다. 이 웹툰은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원인 모를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데, 최근 5·6화에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모습을 그렸다.

한 장애인이 첫 출근 날 지하철을 타기 위해 휠체어리프트에 오른다. 휠체어리프트가 계단을 다 내려가기도 전에 고장이 나자, 직원 네 명이 전동휠체어를 들어 옮긴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과 직원들의 불만 섞인 말투에 장애인은 ‘또 짐이 되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죄송하다고 말한다.

계단을 내려와서도 험난한 여정은 계속된다. 출근길 붐비는 승객들로 전동차 안 공간이 마땅치 않아 장애인은 쉽사리 오르지 못하길 반복한다.

이 작품은 드라마·공포라는 장르 특성상 귀신이 등장하기도 하며, 이번 화에 대한 결말 역시 나오지 않아 어떤 식으로 그려지고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이를 지켜보는 누리꾼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장애인의 이동권은 열악하다는 것.

장애인 이동 수단에는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 저상버스, 지하철이 있다. 장애인콜택시는 대기 시간이 길어 제때 이용하기 힘들며, 저상버스는 거의 없을뿐더러 있다하더라도 정류장과의 높이가 맞지 않는 등 실질적인 이용이 어렵다. 지하철 또한 환승 구간 등 역사 안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있어 ‘죽음의 리프트’라 불리는 휠체어 리프트를 타야한다.

특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2016년까지 저상버스 50% 보급, 특별교통수단 도입 기준 1·2급 중증장애인 100명당 1대 등을 주장하며, 국토해양부의 ‘제2차 교통약 이동편의 증진 계획’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저상버스만 33.4%에서 41.5%로 소폭 상향 조정한 채 지난 달 25일 확정·고시했다.
정부는 항상 ‘더불어 살자’고 당부하지만, 정작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에는 ‘더불어 살기’가 없다. 장애인이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 개인에게 ‘이렇게 배려하고 저렇게 양보하라’라며 예의 문제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은 정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