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지난 11일, 장애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줄을 이었습니다.

서울시 성북구에 살고 있는 권순철씨는 국민을 대신할 지역의 일꾼을 뽑기 위해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각 투표소에 마련돼 있는 점자 투표보조용구를 받아든 권씨는 소중한 한 표를 직접 행사했습니다.

INT-권순철(시각장애, 서울시 성북구)
장애인들도 우리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표로, 한 표를 행사함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투표장에 반드시 나와서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투표권. 지적장애인 유호진 씨는 어머니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습니다.

투표에 앞서 본인 확인란에 직접 서명을 하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을 되새기며 신중한 한 표를 행사합니다.

노원구에 살고 있는 신인기씨는 활동보조인과 함께했습니다.

중증장애로 직접 기표가 어려운 경우 활동보조인과 기표대에 함께 들어가 투표가 가능합니다.

활동보조인의 보조로 투표를 마친 신씨. 그러나 이번 투표과정에 모두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에서 나와 투표소까지 1km 남짓 거리의 절반을 좁은 인도와 곳곳에 세워진 자전거 때문에 차도로 위험한 질주를 해야 했고, 주출입구가 아닌 건물 반대편 급한 경사로를 올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INT-신인기(뇌병변장애, 서울시 노원구)
조금만 더 장애인들을 위해 개선 됐으면 좋겠어요. 장애인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그래야 투표도 하러 오는 것도 좋게 왔다 기분좋게 갈 수 있고요.

총선에 앞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 설치된 2,218개 투표소 중 지하나 2~3층에 투표소가 설치된 곳은 473개소, 이 중 103개소에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 중 52개소는 이동통로가 확보되지 않아 장애인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은 참정권을 포기해야 하거나 힘겹게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INT-2012장애인총선연대 사무국 허경아 국장
선관위에 어떤 사람이 배정돼서 얼마나 관심 갖느냐에 따라서 장애인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판단되어지는 형태입니다. 공직선거법 바꾸는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수화나 점자 공보물 들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고요. 활동보조인 등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정치자금법까지를 같이 묶어서 대선전에 법을 바꾸는 작업들을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참정권.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때마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정보제공, 투표소 접근, 편의시설 설치 등의 요구는 더 이상 배려가 아닌 법적 의무로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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