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이채필 장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혜를 넘어 건강한 노동력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뜻에서 성장과 일자리, 그리고 복지는 상호 선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사회에 많은 여성인력들이 진출해 있고, 그 역할 또한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인력이 얼마큼 활발하게 활동하느냐는 국가 경쟁력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행복한 일터, 건강한 사회,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여성인력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녀고용평등강조주간’도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지난해 5월 말 취임했습니다. 그동안 고용노동행정을 30년 넘게 해 온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안타깝고 절실한 문제가 바로 일자리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여성장애인, 노인 등의 일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력으로 대접 받는 고용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격차 문제로 인한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일자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노사관계가 되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 있는 곳에 문제 있고, 문제 있는 곳에 대안 있다’고 믿습니다. 한자와 다른 뜻으로 ‘우(우리의)문(문제는)현(현장에)답(답이 있다)’이라고 표현합니다.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정책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을 중요시 여기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달 통계청 자료를 통해 지표상으로 고용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매달 확인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고용 사정은 그와 거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근로조건이 많이 개선됐다 해도 아직까지 장시간 근로자 등 불합리한 관행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정책이 국민의 피부에 와 닿게 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확인하고 어떤 걸림돌이 있는지 찾아야 합니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생선을 주는 것보다 직접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근본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캐논코리아 등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고 그들의 능력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업장도 있습니다. 더 많은 기업이 장애인 고용 촉진에 앞장서서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허물고, 장애인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라는 사실을 널리 입증했으면 합니다.

1991년부터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실시됐는데, 아직까지도 장애인은 노동시장 출발선 상에서는 불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보다 15~30여 년 늦게 제도를 시행한 것치고는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1991년 고용된 장애인은 1만 여 명, 20년 뒤인 현재 13만 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등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장애인 고용 실적이 저조한 기업과 공공기관을 상대로 명단공표제도를 함께 시행하고 있는데, 실제로 명단을 공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고 적용 범위가 좁은 편입니다. 따라서 이와 함께 장애인 고용이 잘 이뤄지고 있는 우수사업장 사례를 공유하자, 많은 곳에서 인식을 바꾸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736개 업체에서 2,500여 명을 추가 고용계획으로 세웠습니다. 오는 7월과 11월에도 장애인 고용 상황을 평가해 고용을 촉진하고자 합니다.

아직까지는 국민들이 장애인과 직접 접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인격이나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외형에 치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지체장애가 있으며, 소아마비로 두 다리가 불편합니다. ‘숨은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중요한 것은 내면에 있습니다. 찾아보면 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을 얼마든지 볼 수 있으며, 기업이 장애인 고용의 길을 연다면 그 기업의 경쟁력 또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여성근로자를 위한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을 개정했습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을 살펴보면 육아기에 일정한 근로시간을 줄여 아기도 키우면서 일할 수 있게끔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청구권 제도를 만들었고, 가족이 아파서 요양이 필요한 경우 90일 안에서 가족을 돌볼 수 있는 가족돌봄휴직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확대하고, 임신 16주 이전에도 필요한 경우 유산·사산휴가를 낼 수 있게끔 했습니다.

30대 초반 여자의 경우 결혼·출산 뒤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이에 경력이 단절된 여자에게 상담, 능력개발, 취업알선 등을 제공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마련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임금과 근로시간이 안정적인 시간제일자리를 노사가 원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사람을 접해보면 학력이 능력을 나타내주지는 않습니다. 실제 중요한 실력은 학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기 때문에,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채용하고 계속해서 인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얼마 전 열린고용사회구현방안을 마련해 보고했던 것처럼, 우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준비할 수 있도록 한국잡월드를 개원했습니다. 또한 특성화고등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현장연수제도를 이번 해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고등학교로 갈수록 희망하는 직업이 없다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희망하는 직업이 구체화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종합직업체험관을 경기도 분당구 성남시에 마련해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일과 취업의 장벽을 뛰어넘고자 합니다. 성원과 함께 애정 어린 질책을 부탁드리며, 하루하루 더 나은 모습으로 희망일터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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