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단체, ‘중앙일보 저상버스 도입 관련 기사는 객관적 사실과 달라’
중앙일보, ‘장애계 입장을 알았으니, 이번주 중으로 답 할 것’

▲ 중앙일보사 앞에서 '중앙일보 저상버스 도입 관련 왜곡보도 규탄기자회견'중인 장애계단체
▲ 중앙일보사 앞에서 '중앙일보 저상버스 도입 관련 왜곡보도 규탄기자회견'중인 장애계단체
최근 중앙일보가 저상버스 도입 관련 기사를 보도한 가운데, 장애계단체는 “객관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 중앙일보는 저상버스가 갖고 있는 문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기사를 썼다.”며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6일 ‘장애인에게 불편하네요…장애인 위한 저상버스’라는 제목으로 ▲‘장애인에게 저상버스는 효율적이지 않다.’(척수장애인협회 이승일 과장의 사례) ▲‘정부가 장애인들이 잘 이용하지도 않는 저상버스 확대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다수 장애인은 버스 대신 지하철이나 콜택시를 이용한다.’(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데니 정책위원) ▲‘일반버스에 비해 저상버스의 도입비용이 2배나 비싸다’ ▲‘저상버스보다 저렴하고 이용하기에도 편한 장애인 콜택시를 보급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서울대 강승필 교수)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이 기사에 대해 △“저상버스 이용에 따른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인 사례로 기정사실화했다.” △“저상버스 교체 계획을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위원이라며 소개한 김데니씨는 이미 2달 전 장총련을 그만뒀다.” △“김데니씨의 말을 ‘저상버스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아닌 ‘저상버스 도입을 반대하는 근거’로 사용했다.” △“저상버스가 일반버스에 비해 도입 비용이 비싸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말은, 장애인을 단지 이윤의 대상으로만 생각한 것이다.” △“강승필 교수의 발언은 ‘대중’교통의 사회적 의미와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다.”고 꼬집으며 왜곡된 기사 내용을 정정했다.

이에 전장연과 장애인이동권연대·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지난 12일 오후 2시 중앙일보사 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일보측에 공식사과와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성 상임공동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장연 박경석 공동대표는 “중앙일보는 일부 개별적인 장애인들과 장애인의 요구를 전혀 모르는 교수를 전문인터뷰로 실어, 정부와 장애계단체의 갈등을 조장했다. 이는 하루빨리 저상버스가 보편적으로 도입되길 바라는 장애인과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처음 저상버스를 도입할 때 우리나라 지형에 맞지 않아 도입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투쟁했다. 그 결과 부족하게나마 저상버스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상버스 도입이 중앙일보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도입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우리는 여전히 버스정류장에서 1~2시간을 기다려야 저상버스를 탈 수 있다. 저상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콜택시 또한 수요에 비해 이용자가 많아 원하는 시간에 이용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때문에 저상버스가 100% 도입돼야 한다. 장애인의 이동권이 지켜져야 장애인이 하나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경석 공동대표가 중앙일보 사회1부 강갑생 차장에게 공식사과·정정보도을 요청하고 있다.
▲ 박경석 공동대표가 중앙일보 사회1부 강갑생 차장에게 공식사과·정정보도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은종군 정책국장은 “중앙일보가 장애인콜택시와 모종의 관계가 있나 의심될 정도로 황당한 기사였다. 저상버스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만 편한 게 아니라 노인·아동·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에게도 모두 이롭다. 저상버스가 우리 사회에 왜 필요한지, 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저상버스가 갖고 있는 문제 현황을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이렇게까지 기사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무지함을 꼬집었다.

기사회견을 마치며 전장연 박경석 공동대표는 중앙일보 사회1부 강갑생 차장에게 정정보도와 공식사과를 요청하는 문서를 전달했다. 이에 강갑생 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저상버스 도입에 대한 장애인들의 입장을 알았으니 이번주 중으로 이에 대한 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일보 6월 6일자 기사①
▲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일보 6월 6일자 기사①

▲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일보 6월 6일자 기사②
▲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일보 6월 6일자 기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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