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생들, 아프리카 말라위 학교 건립에 1억여원 성금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의 빵’을 열심히 모으고 있는 학생입니다. 예전에는 사랑의 빵에 동전을 많이 모았었는데, 이번에는 꾸준히 동전을 모으지 못해 죄송해요. 10원짜리 동전이나 1원짜리 동전 하나하나가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열심히 동전을 모아 사랑의 빵을 채워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희망이 될게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제주도내 한 초등학생이 ‘사랑의 빵’이란 저금통에 동전과 함께 넣어 보낸 쪽지의 내용이다.

“나누려는 마음만 있다면 작은 동전도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기적이 됩니다”라고 쓴 마지막 문구에는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가난한 나라에 사는 친구를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랑의 빵’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제주지부(지부장 김관호)가 지난 3월 도내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교 160여 개교에 나눠준 저금통 이름이다.

캠페인 이름은 ‘사랑의 동전밭 동전모으기’. 이 캠페인을 통해 지난 5월 중순 각 학교에서 수거한 저금통만 무려 6만여 개에 이른다. 액수로는 1억1700만원. 제주지역 학생들이 용돈을 아껴 자발적으로 내놓은 금액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태진 결과다.

이렇게 한푼 두푼 모아진 동전은 아프리카 말라위에 초등학교를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말라위는 인구 1400만명이 사는 가난한 나라이다. 에이즈와 말라리아 그리고 각종 질병으로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사망하고, 100명의 아동 중 10% 이상이 5세가 되기 전에 목숨을 잃는다.

교육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하늘만 가린 채 사방이 탁 트인,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움막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월드비전 제주지부가 학교 건립을 추진 중인 곳은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375㎞ 떨어진 ‘상가’지역에 있는 치무부 초등학교. 교실 수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8개 학년 중 2개 학년만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 것도 한 개반에 120명이 넘는 학생이 같은 교실을 사용한다. 나머지 6개 학년은 짚으로 만든 움막에서 공부를 한다. 학생은 1000명이 넘지만 교사는 고작 4명이 전부다.

학교를 짓는 데 필요한 사업비는 총 1억5000만원. 월드비전 제주지부는 동전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거둔 모금액과 모슬포방어축제 때 음식 판매 수익금을 종잣돈 삼아 번듯한 학교를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14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4월 첫 삽을 떴다. 학교 건물 신축 외에 교육 기자재와 학습 교재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관호 월드비전 제주지부장은 “어린이들의 정성이 모아져 1억원이 넘는 큰 돈이 됐다”며 “이미 기적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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