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비교과연구소 이섬숙 소장

비교과란,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활동을 뜻합니다.
이를 테면 임원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수상경력, 자격증 등을 통틀어 비교과라고 합니다.

지금은 입학사정관제에 맞춰 비교과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 에듀 비교과연구소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을 취합해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할 경우 각자 학생들에게 맞게 비교과 활동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 학생의 사연을 들은 뒤부터입니다.
하버드 의대에 1등으로 합격한 학생이 있었는데, 면접에서 ‘헌혈 한 번 안 하고, 봉사활동 한 번 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봉사활동은 사회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봉사활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충효예실천운동본부’에서 ‘충효예봉사단’을 창단해 한 달에 한 번씩 청소년들을 데리고 국립현충원을 방문합니다. 참배와 함께 묘비 닦는 일을 하고 있는데, 1년에 한 번 정도는 천안함과 함께 아산현충원도 들릅니다.

아울러 일명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라는 곳의 대표를 맡으면서 대학생 반값 등록금 및 여성성폭력돕기운동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생은 공부 등 일정이 바쁘기 때문에 주어진 봉사활동을 따르다보면 일정이 엉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날이나 방학 때는 막상 봉사활동을 하려고 해도 찾기 어렵습니다.
꾸준하고 틈틈이 하는 봉사활동이 중요한데, 혼자 가는 것보다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쉽고 재밌습니다.

저에게는 아들이 두 명 있는데, 첫째 아들은 어릴 때부터 특수학교에 봉사활동을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봉사대에서 상을 받기도 했는데, 대회 수상자들과 함께 지적장애인농구단을 창단해 운영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관악봉사상도 받고, 2008년 ‘유스 히어로’라고 하는 ‘자랑스러운 청소년 대상’도 받았습니다.

둘째 아들도 ‘샤프론 봉사단’으로 활동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권면하고 지도해 왔습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청소년기에 하는 봉사활동은 사춘기를 건전하게 넘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실제로 봉사활동은 ‘공부에 치이며’ 사는 청소년들에게는 한 번쯤 남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는 기회가 되고, ‘물질적인 풍요로움’만 추구했던 청소년들이 ‘삶의 풍요로움’을 배우는 계기가 됩니다.

둘째 아들이 중학생 때 ‘한국시민자원봉사회’로부터 학부모지도봉사단이 각 학교에 생겼습니다. 둘째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에도 생기면 좋겠다 싶어서 건의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중학교 때부터 무슨 봉사활동이냐’며 거부했습니다.
8개월 정도 걸쳐 교장선생님을 설득했고, 당시 제가 회장을 맡았던 어머니회의 회원들과 함께 봉사단을 창단했습니다.

그때 봉사단 창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셨던 교장선생님께서 지금은 다른 학교로 가셔서 가장 적극적으로 봉사단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봉사활동 및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제 어머니입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사람은 처음보다 마지막이 중요하고, 겉옷보다는 속옷을 잘 입어야 하며,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게, 어느 날 아침에 제가 그릇을 깨뜨렸는데 어머니께서는 야단 대신 저를 살피시고는 ‘그릇을 깼으니 오늘은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항상 긍정적이셨는데, 제가 살아가는 데 커다란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인사’를 강조합니다.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꼭 인사를 하라고 하는데, ‘이 순간 하고 있는 일,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인사를 잘하는 만큼 상대가 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을 느낍니다.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기특한 일입니다. 순수한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온 경우도 많은데, ‘봉사시간 채우러 왔느냐’ 식의 대우를 보면 속이 상하곤 합니다. 반대로 부모님이 대신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음식문화봉사단 및 학부모지도봉사단 등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시민자원봉사회’가 있습니다.
저 또한 ‘학부모지도봉사단’ 1대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세종로 포럼에서 운영위원으로 있는데, 봉사활동을 통한 많은 변화들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용산맹학교 및 국립재활원을 방문해 장애체험활동을 합니다. 안대를 착용하고 2인 1조로 보도를 걸어보고, 휠체어를 직접 타기도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 및 인식개선은 물론, 사고 등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모님의 보호를 잘 받으며 작곡을 공부했습니다. ‘빨리 망하고 싶으면 증권을 하고, 서서히 망하고 싶으면 자녀에게 예능을 시켜라’라는 말이 있듯이, 예능교육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부담은 상당합니다.
때문에 작곡을 배우고 싶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배우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작곡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보다 안 좋은 일을 겪으면서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리고, ‘나는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으며, 저 역시 ‘나는 정말 운이 좋다’는 생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운을 함께 나누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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