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태희 부위원장

문화, 관광, 체육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관계를 가지며 경제대국 못지않은 문화적 자부심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체육 경기 또는 여행을 목적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나라의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입니다. 문화란 수동적 관람 방식을 넘어 직접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장입니다.

서울은 국방하고 외교를 제외한 모든 분야가 들어 있는 작은 하나의 국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일을 접하고 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할 당시 민주화를 위한 움직임이 뜨거울 때였는데, 1987년 6월 9일 이한열 씨가 연세대학교 앞에서 시위를 하다 수류탄 파편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특별히 운동권에 깊이 관여해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절에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회에 대해 고민해봤을 것입니다.

졸업한 뒤에 직장 생활할 때도 자꾸 되돌아보고 고민하게 됐습니다.
‘직장 생활 내 부당함을 외면한다면 이는 오히려 비겁하다’고 생각했고,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과 함께 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노조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제가 직장 생활할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노조 설립 자체를 인가 받기 어려웠고, 대주주나 사용주가 회사 안에 있는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대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데, 이 같은 이유로 첫 대화를 시작하는 것조차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려면 상대방을 끈질기게 설득해야 하고, 합의를 위해서는 서로가 양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물론 상처 받은 경험도 많지만, 다양한 권리와 분배를 위해 일해야 하는 시의원의 입장으로서는 많은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노조원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은 전부 복지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급여를 많이 받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보다 인간답게 대우 받고 차별 받지 않는 것, 부당함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게 중요했습니다.

이와 함께 가족과 함께 여유 시간을 갖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욕구도 강했습니다. 결국 모든 행정은 복지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행정대학원을 간 뒤 사회복지를 공부했는데, 의외로 행정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사람 중에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 일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들과 만나고 접하면서 토론회 및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했고, 정치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토론자 또는 사회단체에서 활동할 때는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큰 과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의원의 입장에서 잘못된 것을 지적 받거나 발견했을 때는 스스로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해결책을 내야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고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항상 행정에는 이해당사자가 생기므로 양쪽 모두 배려하면서 해답을 찾고 해결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요시 하는 것은 첫 번째가 인화, 두 번째가 균형감각입니다. 사람들이 어울리고 화합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해결책도 찾기 쉽습니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사람에 대해 인격적인 믿음이 있다면, 반대 의견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입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초·광역·구·시의원에 대해 ‘생활정치인’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지역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작은 일부터 의정활동까지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역의 살림살이인 셈인데, 여자로서 보다 섬세하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많은 여자들의 도전과 여성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 사회복지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저희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가 사고로 청력이 나빠져서 현재 보청기 없이는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하십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비장애인도 어느 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복지행정의 요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지 않는 것입니다. 문화시설이든, 체육시설이든, 공공건물이든, 모두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 당사자의 어려움을 전부 이해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항상 가까이 다가서고 함께 대화하는 자세로 고민할 것이며, 모두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경제가 우선이라는 논제를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문화는 생활이라는 면에서, 경제적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문화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접근 및 문화의 마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행정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유명한 정치인이 아닌 ‘국내 최초 사서 출신 국립도서관장’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또한 서울시에 있는 문화재를 비롯해 시민들 삶 속에 녹아있는 문화를 가꾸고 보존해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먼저 서울성곽을 복원해 우리나라 고유문화이자 건물로 널리 알리고,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해 관광 상품으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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