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시각장애인들 위해 치료비 1,000만 원 지원
얼마 전 장애인시설을 나와 혼자 생활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김OO씨(63)는 몇 달째 죽과 미음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앞니가 빠지면서 10년 전에 맞춘 틀니를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새 틀니가 필요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인 그에게 고가의 틀니를 맞춘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러던 김 씨가 다음 주면 새 틀니를 끼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다.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을 통해 강북뉴욕치과의 치료비지원을 받게 된 것.
질병관리본부에서 발간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국민건강통계’ 결과보고서 등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충치경험률이 높고, 충치를 경험한 치아의 수도 평균 8.6개로 2개 더 많다. 또한 현재 충치를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비율도 일반인이 33.5%인데 비해 장애인은 65.1%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구강건강이 이처럼 취약한 주된 이유는 고가의 진료비이며, 그 외에도 장애인에 특화된 진료시설 부족, 장애인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국제의료관광업체인 엠아이에셋의 제안으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는 지난해 11월 엠아이에셋과 ‘시각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재능나눔 협약식’을 갖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치과진료비 할인혜택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강북뉴욕치과는 당시 사업에 참여한 협력치과 3곳 중 한 곳으로, 지금까지도 사업에 활발히 참여해오고 있다.
이번 치료비지원은 앞서 말한 협약식과는 별개로 강북뉴욕치과 윤지영 원장 개인의 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윤 원장은 치료비 할인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임플란트와 같은 고가의 치료를 포기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약 1,000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은 치과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는 저소득 시각장애인 중 지원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앞서 말한 김씨 외에 2~3명이 추가로 지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윤지영 원장은 “협약식을 통해 치과에 내원하는 시각장애인 중에 치아 상태가 심각한 분들이 많았는데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못 받겠다고 하셨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치료를 받으실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치료가 시급한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