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달성 실패, 상대 선수 의족 길이에 대한 논란 제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 공화국)가 패럴림픽 남자 육상 200m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피스토리우스는 2일 오후 9시30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파크에 있는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패럴림픽 남자 육상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결선에서 21초5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차지하며 이변을 나았다.

피스토리우스는 전날 예선에서 21초 30으로 세계기록을 세우며 예선전체 1위로 결선에 오르며 주요 외신들은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 했다.

▲ 남아프리카 공화국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왼쪽 첫번째) ⓒ대한장애인체육회
▲ 남아프리카 공화국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선수(왼쪽 첫번째) ⓒ대한장애인체육회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스타트 라인이 총성이 울리고, 코너를 돌때 까지 피스토리우스의 페이스는 좋았다. 100m를 넘어 본부석 중앙을 통과하는 라인인 150미터 구간까지 2위와 3m 이상 차이를 보이며 그대로 골인할 듯 했던 피스토리우스를 무서운 뒷심으로 브라질의 올리베이라 선수가 쫓아갔고, 그는 골인 직전 결승전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올리베이라 선수의 기록은 21초45, 예선전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세운 기록보다 낮은 기록이다. 이로써 피스토리우스는 패럴림픽 4관왕 달성을 위한 첫 도전부터 실패의 쓴잔을 맛봐야 했다.

피스토리우스는 4년 전 열린 2008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오늘 은메달을 차지한 200m를 포함해 100m, 400m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400m 계주까지 포함해 4관왕을 목표로 했다.

논란거리는 있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금메달을 획득한 올리베이라 선수를 비롯한 결선 선수 일부가 상대적으로 긴 탄소소재 의족을 사용한 것에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비장애인 대회에서 지적받아 논란거리를 야기시켰던 탄소 섬유 의족에 관한 문제제기이기 때문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선수는 스프링이나 바퀴 등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는 규정을 들어 의족을 착용한 피스토리우스의 출전을 금지했다.

이후 피스토리우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소송을 통해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판결을 받았고, 이번 런던올림픽에 참가해 400미터 준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이번 문제제기가 단순히 의족이라는 부분에 규정을 적용했던 지난 논란거리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길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탄소섬유 의족 착용 불가라는 최악의 경우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몇 해 전까지 선수의 선택사항이었던 수영선수들의 전신수영복을 들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력이 좋은 전신수영복으로 선수들의 기록 단축이 쉬워졌다며 국제수영연맹은 전신수영복을 금했다. 이처럼 의족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것은 다리의 길이도 길어지고, 탄성도 더 좋아질 수 있는 만큼 탄소섬유 의족의 길이에 대한 국제적인 룰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여러 외신들은 피스토리우스 선수의 주장에 귀 기울이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후 “의족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패럴림픽위원회)의족의 길이에 대해서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고 밝혔다.

향후 이 문제가 의족에 대한 새로운 룰로 개정될 지 아니면 ‘판도라의 상자’ 가 돼 피스토리우스 자신을 포함, 의족착용 선수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이신형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복지신문, 장애인신문, 인천장애인생활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런던/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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