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단체, 양양군수 ‘하조대 희망들’ 긴급 진정
장애계단체, 양양군수 ‘하조대 희망들’ 긴급 진정
  • 최지희 기자
  • 승인 2012.09.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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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추련 등 7개 단체 “법·인권 무시한 장애인차별”
▲ ⓒ장추련 등 7개 단체
▲ ⓒ장추련 등 7개 단체

강원도 양양군 해조대 해수욕장에 장애인숙박시설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 설립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장애계단체는 양양군 정상철 군수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긴급 진정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포함한 7개 단체는 13일 인권위 앞에서 ‘하조대 해수욕장 장애인숙박시설 건립 거부하는 정상철 양양군수 장애인차별 긴급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를 냈다.

이들 단체는 “양양군이 하조대 해수욕장에 장애인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 행위이자, 시간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국고 예산 반납과 함께 사업을 무산시키려는 것.”이라며 “평생 동안 바다 구경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이 하조대 바닷가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긴급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조대 해수욕장에 세워질 계획인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중증장애인 등의 이동·접근성을 고려해 편의시설을 갖춘 장애인숙박시설이다.

모든 사업비 57억2,300만 원(국비 22억 원, 시비 22억 원, 토지매입 12억2,300만 원, 설계 및 공사비 44억 원)을 들여 숙박실 및 재활치료실, 연수시설, 캠핑지원시설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에 들어가는 예산은 2013년 2월 안에 집행해야 하며, 집행이 이뤄지지 않을 시 국비 22억 원을 반납한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6월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 건립계획을 세우고, 2010년 8월 2일 양양군과 건축협의를 마쳤다.

▲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 조감도. ⓒ서울시
▲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 조감도. ⓒ서울시

양양군, 법원 판결·결정 무시한 ‘착공신고 불가’… 26일 2심 선고

하지만 지난해 8월 23일 양양군은 ‘검토 결과, 노유자시설로 공원부지 안 건축 행위가 불가능하다’며 건축협의 취소를 통보했다.

이유인즉 ‘건축법 용도상 사회복지시설에 해당한다’는 것.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하조대 해수욕장 지역에는 숙박시설만 지을 수 있다.

양양군청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서도 주민설명회할 때 시설 유형에 대해 장애인복지법의 지역사회재활시설 중 장애인수련시설이라고 했다.”며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1 라항에 따라 숙박시설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예산 과목에 ‘장애인숙박시설’이라는 이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서류상 유형이 그렇게 된 것뿐, 실질적으로는 장애인숙박시설이다. 이 같은 사실을 양양군도 알고, 주민들도 주민설명회를 통해 이해했다.”며 “단지 세미나 등의 기능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복지시설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건축협의 취소처분 취소 소송 제기 및 집행정지를 신청해 지난 6월 5일 승소했다. 양양군은 같은 달 22일 항소를 제기해 오는 26일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1심 승소 뒤 7월 23일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 착공신고서를 양양군에 냈으나, 양양군은 ‘건축협의 취소처분 취소 소송 중에 있으므로 착공신고 처리가 불가’하다며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건축협의가 살아있어야만 착공할 수 있기에 서울시는 8월 8일 건축협의 취소처분(항소심)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고등법원 춘천행정부는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그 집행 및 절차의 속생을 정지한다’며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양군은 착공신고 불가 통보를 보냈다. 현재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은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채 관계자들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1심 판결 및 건축협의 취소처분(항소심) 집행정지 인용 결정에도 양양군이 착공신고를 내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양군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 또한 큰 과제가 된 상태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법의 판결까지 무시한 채 ‘서울시 하조대 희망들’의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1심에서 이기고 난 뒤 주민들을 설득하고 합의하는 등의 과정도 거쳤다. 하지만 양양군이 끝까지 착공신고 불가 통보를 고집하고 있어, 찬성으로 생각을 바꾼 주민들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양양군청 한 관계자는 “주민들은 해수욕장 근처에 지역사회재활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니 반대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등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