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상습폭행과 금품갈취…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코치 “7년간의 동고동락…잘 해보자는 꿀밤 정도였다.”
선수와 코치 사이의 엇갈린 입장 속에 인천지검에 고소장 접수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했던 보치아 국가대표 지광민 선수(31, 뇌병변장애1급)가 A코치에게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더불어 금품 갈취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 선수는 지난 17일 인천지방검찰청에 A코치를 폭행과 금품 갈취 등으로 고소했다.

지 선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A코치에게 2010년 이후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심지어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도 술 취한 코치에게 맞았다.”며 “표시가 안 나는 곳을 주로 때렸다.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기도 하고 발로 머리를 차거나 무릎으로 머리를 찍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장애인올림픽 금메달 하나만을 바라보며 가족은 물론 주변에 내색하지 않고 참아왔다. 그러나 더 이상 폭행과 억압 속에서 운동을 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내가 이야기 하지 않는 다면 후배들도 폭력 속에서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고 싶었다.”고 결심을 전했다.

■ 선수 “상습폭행과 금품갈취…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 선수와 A코치는 2005년 처음 만나 지도를 받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전담코치로 함께 훈련해왔다. 그리고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는 A코치가 국가대표팀의 수석코치를 맡아 함께 대회에 출전했었다.

보치아의 특성상 중증장애 선수들의 출전이 많다 보니 이 종목에서는 선수와 코치가 전담으로 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 선수는 A코치가 자신과 전담 훈련을 시작한 2010년부터 폭행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지 선수는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다녀와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부터 A코치와 전담으로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전에도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폭행을 당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주로 훈련하면서는 폭행의 대상도 대부분은 나였지만, 다른 선수에 대한 폭행도 본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금품요구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 선수에 따르면 A코치는 지난해 11월경부터 돈을 요구했고, 지난 8월까지 매달 60만 원씩 약 600만 원의 돈을 송금해 왔다고 주장했다.

지 선수는 “어떠한 명목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고, 무서워서 A코치의 요구에 돈을 줬다.”며 “다른 선수들에 대한 금품 요구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돈을 송금할 때 같이 훈련하는 C선수도 돈을 합쳐 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살아가는 내게 그 돈은 생활비였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훈련하는 선수들의 돈을 갈취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 코치 “7년간의 동고동락…잘 해보자는 꿀밤 정도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A코치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코치는 본지와의 전화연결에서 “검찰에 고발돼 조사 중인 상황에서 민감하고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폭행의혹에는 “잘 해보자는 의미에서 코치가 선수에게 꿀밤을 준 정도였다.”고 주장했고,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훈련비였다고 답했는데 맞는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A코치는 “지 선수가 보치아를 시작할 때부터 지난 7년 동안 동고동락 했고, 메달리스트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자 지 선수에게 집중해 런던장애인올림픽을 준비했다.”며 “그러나 성적이 좋지 못했고, 다시 힘내서 다음대회를 준비하자고 다짐하며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지 선수는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대표훈련에 들어가기 전까지 학교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고 나면 오후 5시부터 저녁을 먹고 밤늦게까지 야간훈련을 해왔다. 예산도 지원도 없었지만 런던장애인올림픽 출전티켓을 따야 했기에 훈련을 멈출 수 없었다.”며 “선수들이 사용할 공은 구입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직접 정비해 가며 사용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열악했던 훈련환경이었음을 설명해 훈련비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A코치는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고 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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