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추모문화제…“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복지부는 문을 닫았다.” 질타

▲ 보신각에 마련된 분향소. ⓒ정두리 기자
▲ 보신각에 마련된 분향소. ⓒ정두리 기자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장OO씨의 입양자녀이자 피해 장애인인 故 이OO(본명, 장씨의 입양자녀 이름 장성광)와 故 장성희씨의 장례는 지난 23일~25일까지 원주와 서울에서 가족장과 위령제 등으로 이어졌다.

입양의 이름으로 21명 장애인을 데려다 폭력과 학대는 물론 수급비를 횡령해 공분을 샀던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의 피해장애인인 이들은 사망 후 병원 안치실 냉동고에 방치돼 있다 12년과 10년 만에 장례를 치루게 됐다.

이씨의 가족들과 장애계단체로 구성된 ‘원주귀래사랑의집 사건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가족장을 마친 후 24일 귀래면사무소와 장씨가 살고 있는 사랑의 집, 원주시청 등을 찾았다.

고인들의 추모문화제와 위령제는 서울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25일 보신각에는 분향소가 마련됐고, 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은 장례위원으로 함께 참여하며 애도를 표하는 한편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실태조사와 권익보호를 위한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 긴급보호 중인 장애인 4명에 대한 특별예산 책정, 장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추모문화제에 이어 운구행렬이 보건복지부로 향했고, 가족과 상여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했다.

▲ 추모문화제에 이어 운구행렬이 보건복지부로 향했고, 가족과 상여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했다. ⓒ정두리 기자
▲ 추모문화제에 이어 운구행렬이 보건복지부로 향했고, 가족과 상여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했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는 건물 소유주가 장례행렬이 사유지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문 바리게이트를 잠그고 행렬을 막아 세웠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는 건물 소유주가 장례행렬이 사유지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문 바리게이트를 잠그고 행렬을 막아 세웠다. ⓒ정두리 기자
■ 장애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복지부는 문을 닫았다.” 질타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건물 소유주가 장례행렬이 사유지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문 바리게이트를 잠그고 행렬을 막아 세웠고, 가족들이 항의가 이어졌다.

이씨의 어머니는 “내 자식을 냉동에 버려두고도 먹고 살 수 있도록 장씨에게 돈 준 사람들이 보건복지부다. 말 한마디라도 듣고 가고 싶다.”고 질타하며 “수 십 년 간 찾았던 자녀가 죽어 돌아왔다. 이곳에서 절 한번 하고 가겠다는데 왜 우리를 막아 세우냐.”고 소리를 높였다.

이씨의 동생 이미화 씨 역시 “사람이 죽어 10년 12년이 지났는데도 확인 한번 없이 수급비를 지원했던 지자체이고 복지부가 아니냐.”며 “모든 일의 책임이 내 소관이 아니다 라고 미루고 있는 당신들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것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고인의 가는 길 인사를 하러 온 것인데, 그 것 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여러분들이 오신 것에 대해 복지부가 제도적으로 관련 된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것이지 문을 열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복지부는 건물에 세 들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노제를 지내거나 문을 여는 것은 건물 소유주에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유족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유족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의 문이 닫혀, 유족들은 물론 고인의 영정과 위패, 유골함까지 담을 넘어야 했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의 문이 닫혀, 유족들은 물론 고인의 영정과 위패, 유골함까지 담을 넘어야 했다. ⓒ정두리 기자
▲ 결국 유족들은 영정과 위패를 들고 바리케이트를 넘어 안으로 들어와야 했고, 차가운 바닥에 상복을 벗어 깔고 유골함이 놓였다.ⓒ정두리 기자
▲ 결국 유족들은 영정과 위패를 들고 바리케이트를 넘어 안으로 들어와야 했고, 차가운 바닥에 상복을 벗어 깔고 유골함이 놓였다.ⓒ정두리 기자
결국 유족들은 영정과 위패를 들고 바리게이트를 넘어 안으로 들어와야 했고, 차가운 바닥에 상복을 벗어 깔고 유골함이 놓였다.

원주시장애인부모연대 이현귀 사무국장은 “대한민국에 살면서 마지막 고인에게 남의 집 대문을 넘어 도둑처럼 들어가 분향소를 마련하라는 것이 지금 복지부의 태도.”라며 “오늘은 복지부에 돌을 던지러 온 것이 아니다. 이 억울한 죽음이 있음을, 그리고 당신들에게 책임이 있음을 알리러 왔다. 그런데 이렇게 굳게 닫힌 철문으로 우리를 대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 이씨의 동생 이미화씨 ⓒ정두리 기자
▲ 이씨의 동생 이미화씨 ⓒ정두리 기자
이어 “사랑의 집 장씨는 장애인 21명, 그보다 많은지 적은지 정확히 파악도 안되는 그 많은 사람을 ‘입양’ 이라는 방법으로 데려다 학대하고 인권침해, 수급비 횡령의 도구로 사용했다. 그런데 복지부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꼬집으며 “원주시의 미온적 태도에 고인을 발견한 이후 매일 매일을 가슴 치며 울었고, 복지부에 와서 다시 한 번 실망한다. 고인의 영정 앞에 이런 태도를 보인 복지부를 절대 용서 못하며, 앞으로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마련하는 그날까지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동생 이미화씨는 “복지 앞에는 천한 목숨, 귀한 목숨, 버려도 되는 목숨의 기준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부와 지자체에게는 그 구분이 있는 것 같다.”며 “이대로 저들이 원하는 것처럼 쉬쉬하며 이 일을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모든 일이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오빠의 죽음에, 그 억울했던 죽음에 함께 슬퍼해주고 힘을 모아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 지난 25일 보신각에는 분향소가 마련됐다. ⓒ정두리 기자
▲ 지난 25일 보신각에는 분향소가 마련됐다. ⓒ정두리 기자
▲ 지난 25일 보신각에는 분향소가 마련됐고, 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은 장례위원으로 함께 참여하며 애도했다. ⓒ정두리 기자
▲ 지난 25일 보신각에는 분향소가 마련됐고, 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은 장례위원으로 함께 참여하며 애도했다. ⓒ정두리 기자
▲ 고인들의 추모문화제와 위령제는 서울에서도 이어졌다. ⓒ정두리 기자
▲ 고인들의 추모문화제와 위령제는 서울에서도 이어졌다. ⓒ정두리 기자
▲ 추모문화제에 이어 운구행렬이 보건복지부로 향했고, 가족과 상여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했다. ⓒ정두리 기자
▲ 추모문화제에 이어 운구행렬이 보건복지부로 향했고, 가족과 상여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이들이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했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는 건물 소유주가 장례행렬이 사유지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문 바리케이트를 잠그고 행렬을 막아 세웠다. ⓒ정두리 기자
▲ 보건복지부는 건물 소유주가 장례행렬이 사유지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문 바리케이트를 잠그고 행렬을 막아 세웠다. ⓒ정두리 기자

▲ 바리케이트에 잠겨 장애인들은 문 밖에서 고인의 노제를 지켰다. ⓒ정두리 기자
▲ 바리케이트에 잠겨 장애인들은 문 밖에서 고인의 노제를 지켰다. ⓒ정두리 기자

▲ 바리케이트로 닫힌 복지부의 문을 고인 이씨의 어머니가 넘고 있다. 어머니는 아픈 다리와 다친 팔을 붙들고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힘겹게 복지부 마당에 드러섰다. ⓒ정두리 기자
▲ 바리케이트로 닫힌 복지부의 문을 고인 이씨의 어머니가 넘고 있다. 어머니는 아픈 다리와 다친 팔을 붙들고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해 힘겹게 복지부 마당에 드러섰다. ⓒ정두리 기자
▲ 유족들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영정에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정두리 기자
▲ 유족들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영정에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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