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제7회 제주특별자치도 경로당 보치아대회가 열린 제주시 한라체육관. 상대팀을 견제하는 신경전이 팽팽했다. 선수들은 공 하나하나에 온 신경과 기를 집중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의자에 앉은 채 멀리 떨어져 있는 표적구를 향해 공을 정확히 던졌다. 상대방 공을 밀어내거나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공을 붙일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매 경기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제주도내 경로당에서 64개팀, 200여 인의 선수가 출전해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한 팀당 3인씩 짝을 이뤄 리그전을 치렀다.

그리스의 공던지기 경기에서 유래한 보치아는 원래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올림픽에는 없고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 중 하나로 비장애인에게는 생소한 스포츠다.

이 경기는 양가죽으로 된 작은 축구공 모양의 빨간색 공 6개와 파란색 공 6개를 나눠 가진 후 흰색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1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6회 경기를 치른 후 점수를 합산해 높은 득점한 한 팀이 이긴다.

경기 규칙은 간단하지만 전략은 무궁무진하다. 표적구나 초구의 위치 등으로 경기를 완전히 선점할 수 있다.

장애 유무나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탓에 최근에는 장애인은 물론 노인과 어린이들까지 즐기는 대중스포츠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이날 출전한 선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표적구에 바짝 붙은 상대팀 공을 쳐낸 뒤 자신들 공과 자리바꿈하는 ‘명사수’들도 여럿 있었다.

단체 결승전에서는 서귀포시 서귀경로당과 제주시 일도2동 대유대림경로당이 맞붙어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서귀경로당이 6대 3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한 참가자는 “보치아 경기의 재미를 모르는 사람은 말을 말아야 한다.”며 “다양한 전술이 나오기 때문에 경기가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보치아의 매력을 설명했다.

제주도노인복지관 관계자는 “보치아는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다지는 데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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