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생원 맹아부 박두성 교사에 의해 맹훈정음 탄생

대전광역시 점자도서관은 지난 9일 오전 10시부터 산성 시립종합복지관에서 유형별 장애인단체장과 회원 등 300여 인이 참석한 가운데 ‘제86주년 점자의 날’ 기념식을 갖고 회원간 친목을 다졌다.

이날 기념식에 앞서 식전행사로 점자도서관의 중창단 징검다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OST ‘Climb Every Mountain’과 트로트메들리로 관중을 열광시켰다.

이날 점자도서관 이상용 관장은 기념사에서 “점자는 각장애인의 삶을 바꿔놓은 소중한 유산으로서 앞으로도 점자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한편, 후배들로 하여금 창의와 혁신을 통해 지위향상을 도모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정상현·박순규 씨가 공로패를 수상한 것을 비롯해 정성용, 이명순, 허용주 씨가 감사패를 수상했다. 이밖에도 이승구 씨가 표창장을 받았으며, 1년 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강은규, 김용기, 김정자, 권영이, 추미자 씨가 다독상을 받았다.

한편, 점자는 1808년 프랑스의 육군장교 바르비에는 야간전투에서 군사용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만져서 읽을 수 있는 점으로 된 문자를 생각해 냈다.

점자는 이 군사용 야간문자에 기초한 것으로, 1829년 파리 맹학교에 재학 중이던 루이 브라이유(Louis Braille)에 의해 오늘 날 사용하고 있는 점자의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루이 브라이유는 세로 6줄, 가로 2줄씩 12점으로 만들어진 야간문자가 손끝으로 한꺼번에 읽기가 너무 불편해 이를 반으로 줄여 세로 3줄, 가로 2줄씩 6점으로 새로운 점자체계를 만들었으며, 그 후 6점식 점자는 1854년 파리 맹학교에서 시각장애인용 문자로 인정받게 됐다. 1878년 각 국의 시각장애인 교육자들 회의에서 공인 받음으로써 전 세계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문자로 발전하게 됐다.

점자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목편 문자를 비롯해 매듭문자, 양각문자, 침 문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시각장애인용 문자가 교육에 응용 돼 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점자체계는 ‘조선훈맹점자’로, 1894년 평양에서 시각장애인 교육을 시작한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홀(Rossetta Sherwood Hall)이 뉴욕식 점자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조선훈맹점자’는 세로 2줄, 가로 2줄씩 2점으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공인된 브라이유 6점식 점자체계와 맞지 않아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 됐다. 1913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설립된 제생원 맹아부(지금의 서울맹학교)의 초대교사인 송암 박두성 선생님께서는 제생원 학생 및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브라이유식 한글점자 연구를 시작해 1921년 6점식 한글점자를 내놓게 됐다.

그 후 송암 선생님께서는 수차례의 수정, 보완을 거쳐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이란 이름으로 한국어점자를 발표했고, 시각장애인들은 이 날을 ‘점자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1993년에는‘한국점자연구위원회’가 발족돼,‘개정한국점자통일안’을 마련해 한글점자, 고문점자, 수학 및 과학점자, 점자악보, 컴퓨터 점자기호, 점자 국악보를 개정했으며, 13개국의 외국어 점자를 수집, 정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위원회는 컴퓨터 분과, 수학분과, 음악분과별로 위원회를 두고 여러 차례 공청회를 거쳐 11월 4일‘개정한국점자통일안’을 발표하였고, 당시 문화체육부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어문규정으로 확정하고, 1997년 12월 17일‘한국점자규정’을 고시하게 되었다.

정부는 훈맹정음을 창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님의 공적을 기려 1997년 ‘은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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