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았어요. 지금 그 사람하고 헤어졌지만.”

부모님의 이혼 후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여고생 세진. 학교에서는 왕따도 불량학생도 아닌 모범생이지만 숨겨놓은 아이가 있습니다.

세진은 생활고로 어쩔 수 없이 마트에서 분유를 훔치게 되고, 비밀이 발각되면서 아이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폭력과 끊임없이 싸웁니다.

국립극단의 세 번째 청소년극인 ‘빨간 버스’. 화제작 <소년이 그랬다>, <레슬링 시즌>에 이어 연극 <빨간 버스>도 청소년기의 고민과 갈등을 담았습니다.

더 이상 어린이도 아니면서, 성인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한 십대 소녀의 갈등과 심리를 보여주며 획일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는 어른들의 시선을 고발합니다.

그동안 <청춘예찬>, <아스피린>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의 이면을 담담하고 묵직하게 그려온 극작가 박근형이 연출을 맡아 다소 파격적인 설정을 통해 현실을 풍자했습니다.

INT 박근형/ 연극 ‘빨간 버스’ 연출
“굳이 청소년극을 떠나서 이 아이들이 겪고 있는 아픔, 문제 이것은 우리의 문제다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 좀 거창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연극 <빨간 버스>의 이야기는 ‘여고생 미혼모’의 화두를 넘어섭니다. 세진의 ‘아이’가 아닌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작품은 타인의 신체와 사생활에 대해 주변 시선이 관여하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연극에서 배우의 힘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 연출가 박근형과 배우들이 만들어낸 치밀한 앙상블이 작품의 감동을 더했습니다.

INT 신사랑/ 극중 ‘세진’ 역
“아이라는 소재 자체가 우리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 내가 말하고 싶지 않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고민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중점적으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사회의 어둡고 뒤틀린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청소년극 <빨간 버스>.

평범한 일상 속 17살 세진의 이야기가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일부일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습니다.

- 촬영: 김준택 카메라기자/ 편집: 정민기 PD

◆ 이번 주 개봉영화

<26년>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등이 26년 후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펼치는 복수극 <26년>. 재미와 의미, 감동의 삼박자가 어우러졌습니다. <26년>의 미덕은 그들이 겪은 아픈 기억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 ‘그 사람’ 역을 맡은 배우 장광과 전라도 사투리를 완벽하게 표현한 진구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120% 이상 소화해 냈습니다.

<음치클리닉>
남몰래 본인의 콤플렉스인 음치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 <음치클리닉>. 클리닉에 모인 사람들이 노래로 인해 받은 상처와 괴로움을 보여주고, 이들이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무대에 오르는 장면은 찡한 감동을 더합니다.
모태음치 역할을 맡은 ‘동주’ 역의 박하선은 이번 영화에서 ‘이렇게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망가지는 연기를 제대로 선보입니다. 데뷔 7년 만에 첫 스크린 데뷔를 하는 윤상현 또한 코믹 연기로 극을 이끌었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힘들더라도 자신이 만든 벽을 허물고 다른 사람을 들어오게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색하기만 했던 부녀 관계가 곧 행복하게 봉합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측 가능하지만, 영화는 그 뻔한 과정을 사람 냄새에 담아 훈훈하게 보여줍니다. 로버트 로렌즈 감독은 거스가 딸 미키를 통해 점점 변해가는 과정을 가식적이지 않게 담아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에이미 아담스 두 배우가 호연을 펼쳤습니다.

<엔딩노트>
40여 년 동안 평범한 가장으로 가족을 위해 일만 해온 아빠가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엔딩노트>. 일본의 유명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밑에서 일해온 조감독 마미 스나다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직접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마지막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배우 한지민이 배리어프리 버전의 재능기부로 내레이션에 참여했습니다.

- 자료제공: 맥스무비

◆ 11월 마지막 주 공연 소식

1.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프랑스의 국민작가인 마르셀 에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가 내년 2월까지 이대 삼성홀에서 공연을 펼칩니다. 수험생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는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휠체어 전용석이 마련돼 있습니다.

2.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12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됩니다. 대학생과 만 60세 이상,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에게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3. 청춘나이트
김건모, 구준엽, dj doc 등 최고의 히트곡 메이커들의 리믹스 콘서트 <청춘나이트>가 11월 30일과 12월 1일,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집니다. 장애인에게는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휠체어 전용석과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 자료제공: 티켓링크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