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뇌성마비장애계단체, ‘지원체계구축과 확대 촉구 기자회견’ 개최

▲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해냄복지회,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중증중복뇌성마비부모회 등 5개 단체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생존권과 복지권 확보를 위한 뇌성마비장애인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개최했다.
▲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해냄복지회,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중증중복뇌성마비부모회 등 5개 단체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생존권과 복지권 확보를 위한 뇌성마비장애인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개최했다.
지난 5월, 박모(여, 뇌병변장애 1급) 씨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 중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홀대를 견딜 수 없어 자살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6월에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69)와 아들(20, 뇌병변장애 1급)을 살해하려한 김모 씨가 존속살해미수로 법정에 섰으며, 10월에는 자립생활 중인 김모(여·33, 뇌병변장애 1급) 씨가 화재로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어 탈출하지 못해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다.

또한 집에 난 화재에서 남동생 박모(11, 뇌병변장애 1급) 군을 구하려던 누나 박 모(13) 양은 유독가스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졌으며, 김모(72) 씨는 외손자(남·12, 뇌병변장애 1급)와 동반자살했다. 형의 도움을 받아 욕조에 앉아 목욕물을 받고 있던 김모(37, 뇌병변장애 1급) 씨는 형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앞으로 넘어져 익사하는 등 안타까운 죽음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뇌성마비장애계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뇌성마비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해냄복지회,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중증중복뇌성마비부모회 등 5개 단체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생존권과 복지권 확보를 위한 뇌성마비장애인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 단체는 “15개 장애 유형 중 가장 정도가 심한 것이 뇌성마비 장애인.”이라며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회생활의기본인 이동권(뇌병변장애인의 집 밖 활동시 불편정도 68%), 주거(편의시설이 없는 주거공간 문제), 고용(장애유형 중 최저 2.7%)에 있어 가장 불리한 장애유형임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이나 사회의 부족한 지원으로 뇌성마비장애인과 그 가족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뇌성마비장애는 뇌중추신경계의 기능 손상으로 그 손상부위가 관장하는 역할과 기능에 장애가 오고 신체·언어장애 등 중복장애가 가장 심한 중증장애로, 바람직한 공동체의 일원이되기까지 다양하고 전문적이며 개별적인 장애 특성에 맞는 지원이 절실하다.”며 “그동안 장애인의 인권신장과 장애인복지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노력해 왔지만, 장애정도에 따른 세부적인 문제는 연구가 부족하고 대처노력도 미흡했다. 그리하여 장애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을 보장하는 대책이 개발되지 않았고, 보호대책도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합리적이고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 뇌성마비인권익신장네트워크 도전과전진 오영철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뇌성마비인권익신장네트워크 도전과전진 오영철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유흥주 회장은 “지난 몇 달 동안 뇌성마비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빼앗겼다. 그것이 2012년 지금의 현실이다. 위험 속에 늘 노출돼 있고, 그런 현실은 외면 받고 있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후보는 ‘소통’을 말하고 있다. 통합과 소통이 무엇인가?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 ‘통합’이며,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것이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사회가 과연 통합이 있는 사회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 장애인으로 태어나 살면서 우리의 삶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친구가 불에 타 죽었는데 무엇을 해야 하나. 이 땅에 뇌성마비인이 얼마나 비참하고 안타까운지 이야기해야 한다. 장애인이지만 당당하게 국민이라고 말해야 한다. 오늘이 시작이다. 마음과 목소리를 모아 보건복지부에 보내야 한다. 정권의 눈치만 보지 말고 국민을 위한 복지부가 돼야 한다. 단 한사람의 국민이라도 그들의 삶을 같이 고민하고 같이 가길 거듭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 회장은 “뇌성마비인들이 원치 않게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사회는 아직 우리 소리를 듣지 않는다. 뇌성마비인이 얼마나 있는지 통계도 없다.”며 “뇌성마비인도 즐겁게, 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답게 살려면 인정받아야 한다. 얼마나 힘든지, 지원이 필요한지 알려야 한다.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인정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증중복뇌성마비부모회 엄혜경 회장도 발언에 나섰다.

엄 회장은 “뇌성마비아동들은 중복장애가 많다. 이렇게 눈 오는 날이면 50% 이상이 등교를 못한다. 부모가 자가용으로 통학시켜야 하는데,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활동보조인이 도와주면 좋겠지만, 기피하고 있다. 오히려 활동보조를 받고 있는 장애인들 사이에서 역차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뇌성마비자녀를 둔 부모들은 하루 24시간 학교를 동행하고, 점심을 먹어여 하고, 학교가 끝나면 치료를 가야 하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듣지 않는다. 목소리를 내는 단체에만 귀를 기울이고, 목소리 높이는 곳만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해서 목소리를 낼 시간이 없다. 이용자가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요청 공문’을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최경자 회장(왼쪽)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최경자 회장(왼쪽)이 보건복지부 관계자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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