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지난 국정감사에서 아동복지시설의 한 끼 급식단가가 1400원대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정유림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동양육시설. 부모의 실직이나 이혼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8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곳에 맡겨져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영양 섭취가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정부에서 지급받는 월 주.부식비는 1인당 12만 8천 원. 한 끼 단가로 환산했을 때 1400원이 조금 넘는 이 돈으로는 세 끼 식사 중 저녁 한 끼 제공도 빠듯한 처지입니다.

INT 영양사/ A 아동복지시설
"일반미 20kg 한 포대에 4만 5천원씩 하는데 그거 갖고 애들 얼마나 먹겠습니까, 그 식단가에. 야채는 지금 뭐 아시다시피 야채 물가 오르죠 고기도 말도 못하게 오르죠, 참 힘듭니다. 솔직히 그 단가로는 아이들한테 충분하게 제공을 하긴 힘든 실정입니다.”

최근 아동복지시설의 한 끼 급식단가를 3000원 선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관련단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상정돼 있는 한끼 밥값은 고작 1,500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아동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의 급식단가를 차등 적용했다는 겁니다.

방과 후 지역사회 아동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한끼 급식단가가 3000원인 반면, 아동복지시설의 한끼 단가는 1420원에 불과했습니다.

정부는 지역아동센터의 급식비를 ‘아동복지법’에 따라 지원하고, 복지시설의 어린이들에게는 ‘아동복지법’ 대신 ‘기초생활보장법’ 상 수급자 기준을 적용해 노인, 장애인과 한데 묶어 1420원으로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이에 한국아동복지협회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 아동복지시설의 주. 부식비를 인상해 달라며 제도적인 개선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INT 한국아동복지협회 김홍기 정책위원장
“아이들에게 간식을 거의 주지를 못합니다. 한 끼에 1,420원 가지고 식비도 모자라는데 거기에서 간식까지 어떻게 주겠습니까. 현재 단가는 약한 편이고, 3,000원 이상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정부에) 보냈습니다만 답변은 없습니다.”

아동복지시설의 급식단가를 지역아동센터 등과 맞춰 지급하면 연간 295억 원 정도의 예산이 추가되는 상황.

정부는 아동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의 단순비교는 어렵다며, 30인 미만 시설에 한해 식비 인상을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INT 박성민 사무관/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지역아동센터 같은 이용시설은 운영비나 인건비가 포함된 단가고요, 생활시설의 급식단가는 순수 주부식비 재료만 산정을 한 겁니다. 지금 저희가 30인 미만 시설에 대해서 식비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부적으로”

현재 280여 곳의 아동생활시설에서 사회적 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약 16.000명.

대선을 앞두고 예산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려난 가운데, 한 공익재단은 내년 1월말까지 시민들의 기부참여를 통해 시설아동에 급식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INT 아름다운재단 서경원 캠페인팀 팀장
“저희가 시작을 하게 된건 법의 개정 문제에요. 시민들의 참여라는 것을 통해서 시민예산을 편성을 하고, 이렇게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실제 정부예산이라는 부분으로 반영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한민국에서 1500원을 가지고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요.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해서는 안 될 어린이들. 하지만 수급권자라는 잣대에 가로막혀 정작 보호가 가장 절실한 어린이들이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준택 카메라기자/ 편집 : 정민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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