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적장애학생, 원거리 통학에 대한 교육 차별 집단 진정

▲충북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와 충주시 발달장애 특수학교 설립 추진위원회,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는 충청북도 거주 지적장애학생의 원거리 통학문제를 ‘장애학생에 대한 심각한 교육권 침해 및 장애인 차별’로 판단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충북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와 충주시 발달장애 특수학교 설립 추진위원회,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는 충청북도 거주 지적장애학생의 원거리 통학문제를 ‘장애학생에 대한 심각한 교육권 침해 및 장애인 차별’로 판단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집단 진정서를 14일 제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충북 충주시의 경우 특수학교 3곳이 있지만, 시각·청각·지체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하교이기에 지적장애학생 50인은 매일 3~4시간 거리에 있는 타 지역 특수학교로 통학하고 있다.”며 “원거리를 통학하는 지적장애학생들은 1~2시간 이른 등교,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멀미·피로누적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충북의 경우 특수학교에 재학하고 있고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 795인 중 428인(전체 학생의 54%)이 1일 왕복 1시간 이상의 통학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해 ‘향후 3년간 21개 특수학교 신설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충주와 같이 특수교육 여건이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특수교육기관을 확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대책도 마련돼지 않고 있다.

서울장애인부모회 최석윤 회장은 “우리나라 장애인교육이 행정중심으로 이뤄져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장애학생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며 “학교 가는 데 3~4시간 걸리는데, 지적장애학생을 한 공간에 오래 두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헤아리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장애학생이 문제행동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장애학생들이 ‘답답한 해소해 달라’는 것을 문제행동으로 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교육청이 나서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장애인교육에 전혀 관심 없는 것이고, 부모에게 책임을 넘기고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과 같다.”며 “장애학생들이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문제를 인권위에 해결해달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 장애인교육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더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성인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장 학교 하나가 필요한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 연계해 성인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답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충주장애인부모연대 민자영 회장은 “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떳떳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맞아도 아프다고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아이들의 대변인은 부모와 가족.”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했나. 불이익을 당할까봐 노심초사하고, 힘들게 학교를 다니면서도 더 불행한 일이 생길까봐 겉으로 내색하지 못하고 살았다.”고 비판했다.

▲충주지역 지적장애학생 어머니 이영순 씨.
충주지역에서 지적장애자녀를 3~4시간 통학시키고 있는 부모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충주지역 지적장애학생 부모 안영남 씨는 “충주에서 제천까지 통학하고 있는데, 장애학생 중 경기하는 학생도 여럿 있다. 그러면 부모가 옆에서 돌봐줘야 함에도 멀리 있기 때문에 가지 못하고, 마음 졸이면서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지역교육청은 남의 일인 듯한다.”고 호소했으며, 같은 지역 충주지역 지적장애학생 부모 이영순 씨는 “쌍둥이 발달장애 자녀를 타지역으로 등하교 시킨지 12년됐는데, 왜 지역사회에서 학교를 못 다니고 타지로 학교를 다녀야 했나. 지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가 몸이라도 안 좋으면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아이들을 타지로 보냈지만, 다른 부모들은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부와 충북교육청은 특수교육대상자 근거리 지역 통학 배치 원칙 준수 ▲과밀학급 해소 및 중복장애학생 지원 통한 맞춤형 교육 실현을 위해 충주지역 지적장애학생이 다닐 수 있는 공립 특수학교 즉각 설립 등의 내용이 담긴 집단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회견문을 낭동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집단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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