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전동휠체어는 먼 거리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동휠체어가 운행 중에 갑자기 고장이 나면,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 합니다. 긴급수리를 지원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데, 전동휠체어 수리 실태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에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권을 보장해주는 전동휠체어.

더욱이 전동휠체어는 수동휠체어보다도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넓다는 것이 장점으로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보다 자유롭게 이동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지난 11월의 어느 주말 주 씨가 출근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서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멈춰 선 전동휠체어.

현장음:
-어, 이게 왜 이러지

꼼짝도 않고 길가에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지인들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아무도 올 수 없는 상황.

긴급히 119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갈 수 없다"였습니다.

현장음 :
-119죠? 휠체어가 고장이 나서요.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안된다고요? 왜요?

휠체어 수리센터는 우리 주변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기초생활수급 여부에 따라 무료 또는 일부비용을 지원하며 전동휠체어 점검과 부품 교체, 수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묵묵부답입니다.

민간 휠체어 수리센터 관계자 전화INT)
지금 밖으로 나가서는 (수리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전동휠체어 긴급수리를 지원하고 있을까요?

보건복지부 콜센터에 문의해봤습니다.

보건복지부 콜센터129 상담원 전화INT)
Q : 전동휠체어 긴급수리 때문에 전화 드렸는데요.
129 상담원 : 저희 쪽에서도 장애인보장구 관련된 내용으로 상담이 가능한데요. 저희 쪽은 어느 지원에 대한 부분으로 하고 수리에 대한 부분으로는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으로 확인을 해보셔야 하거든요.
Q : 그럼 전동휠체어 수리 자체는 받을 수가 없는 건가요?
129 상담원 : 장애인보장구에 대한 수리 관련된 내용은 별도로 제도가 있지 않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시군구청이라든지 아니면 장애인복지관 쪽으로 지원되는 것이 있는지 문의를 하셔야 하고요.
Q : 그럼 그건 어디에 연락을 해야 하나요?
129 상담원 : 관할 시군구라든지 구청으로 동사무소 쪽으로 문의해 보시겠어요.

관할이 아니라고 말하는 상담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보조기구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보조기구콜센터 전화INT)
저희는 외부출장을 하고 있지 않아요. 이쪽에 내방해 주신 분에 한해서 수리지원을 하고 있고요, 다른 업무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서울에서 지원하는 구 별로 하는 수리 사업이 있는데 그쪽에서 하는 것을 안내해드린 거예요.

정부에서는 휠체어 보급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지자체 책임으로 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관할 내 지역구는 저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영등포구의 경우 1년에 한 번 씩 민간업체를 선정해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청 전화INT)
(점검, 부품교체 등) 그런 거는 본인들이 아셔가지고 직접 신청을 하시더라고요. 업체들이 방문해서 다 해주고 있어요. 긴급구조 같은 거는 저희도 따로 있지는 않고 업체에 전화해서 방문요청 하는 것 밖에는 없어요.

그러나 민간업체에만 맡기다 보니 관내 휠체어 장애인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알 수 없는 현실.

행여나 리프트 차량을 구비한 지역에서는 문제 발생 시 긴급출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지역 내 등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관할 구역이 아닌 곳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은평구청 전화INT)
은평구청 관계자 : (긴급수리) 가능하고요. 저희가 얼마 전에 리프트차량이 생겨서요.
Q. 그럼 리프트 차량이 운행하는 범위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은평구청 관계자 : 은평구 내에서만 가능해요.
Q. 그럼 은평구 내에서면 꼭 은평구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이용하는데 상관이 없는 건가요?
은평구청 관계자 : 원래는 은평구 주민을 위해서만 만들어 놓은 것인데요. 타 지역분들도 가끔 오시는데 무상지원 해드리죠.

전동휠체어 장애인은 이용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언제 발생하지 모르는 휠체어사고에 무방비하게 놓여 있습니다.

김재호 회장 / 한국휠체어장애인협회 INT)
장애인들은 결국 휠체어가 다리고 발입니다. 외출했다가 갑자기 긴급구조를 요하는 상황이 발생 했을 때 굉장히 어려움을 겪죠. 누구에게 구조를 요청해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가 119 긴급구조 제도는 있지만 참 잘 되어 있죠. 그런데 장애인을 위한 긴급구조는 없어요. 그래서 중앙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장애인분들에게 종합시스템으로 가까운 지자체에서 도와서 먼저 수리서비스를 해주고 그 다음 수리센터가 조금 더 확충이 돼야 합니다. 수리센터를 지금 법적으로 조례로 하고 있는 지자체는 많이 있는데 어느 곳에 있는지도 모르고 어느 곳은 안합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평등한 권리를 외쳐야만 하는 불합리한 사회.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한 생색내기식의 전동휠체어 보급에서 벗어나 사후까지 보장하는 철저한 법과 사회 변화가 시급히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김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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