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일하는 청각장애인 ‘모레’.

‘내일은 힘들지만 모레는 더 나아질꺼야’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룸메이트 ‘미희’의 철없는 행동과 끊이지 않는 야근은 그녀를 더욱 지치게만 하는데요, 자신과 ‘우주인’을 동일시하는 그녀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건 화상 채팅을 통해 만난 청각장애인 ‘히로’ 뿐.

같은 처지인 ‘모레’를 위해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어느새 그녀에게 희망을 주는 공간이 된 삿포로. 그리고 히로를 만나기 위해 삿포로행 비행기에 오르는 ‘모레’.

그녀의 짧고도 긴 여정을 다룬 단편영화 <오하이오 삿포로>가 제작된 지 1년이 훌쩍 넘어 뒤늦은 개봉을 했습니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김성준 감독은 2008년 제작한 영화 <오디션>에서도 청각장애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요,

감독은 전작의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자료조사 중 만난, 실제 농인 커플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수화’를 ‘수어’로 표현해 청각장애인들의 모어임을 강조한 대목에서는 ‘수화’를 바라보는 감독의 남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INT 김성준 감독/ '오하이오 삿포로' 연출
“농인들이 농문화에 대해서 자부심이나 자긍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수어라는 것이 농문화 안에서 자신들의 언어니까 자부심이 있어 보이는 부분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그렇게 표현해 주는 것이 맞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제는 가수보다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리는 소이와 독립영화계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배우 태인호는 섬세한 연기로 극중 캐릭터를 잘 녹여냈습니다.

INT 소이/ ‘모레’ 역
“온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일 수 있는 사람,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고, (영화가) 그 희망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무거울 것이라는 편견을 깬 <오하이오 삿포로>.

‘모레’와 ‘히로’ 두 사람은 과연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1월 한 달 동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클로즈업 정유림입니다.

< 영상취재 및 편집: 정민기PD >

◆ 이번 주 개봉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다문화 가정의 아이와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뮤지컬 오디션의 형식을 따르는 만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참가자들의 무대가 인상적인데요. 무엇보다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눈길을 끕니다. 군 제대 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래원은 삼류 음악감독으로 변신해,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했고, 실제 한국과 스리랑카 가정의 2세인 지대한은 자신의 경험을 스크린 속에 그대로 녹여냈습니다. 여기에 배우 조안과 이성민 등이 명품연기로 극을 든든하게 받쳤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이 힘을 합쳤습니다. 세 사람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겼는데요, 극중 인물들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1인 다역 연기를 펼쳤습니다. 2144년 미래의 서울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만큼, 감독이 상상한 미래 서울의 모습을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할리우드 첫 진출작임에도 주연을 맡은 배두나는 영화 속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며 톰 행크스, 휴 그랜트 등의 할리웃 톱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안정된 연기를 펼쳤습니다.

<박수건달>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박신양의 코미디 영화 <박수건달>. 얼굴에 분칠을 하고 입술을 붉게 물들인 무당 박신양의 모습은 비주얼만으로도 웃음을 안기는데요, 여기에 김정태와 김성균의 코믹연기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박수건달>을 단순히 조폭 코미디 영화로 생각하면 오산. 오히려 영화는 ‘감동’과 ‘가족애’에 시선을 맞췄는데요. 두 세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차곡차곡 쌓여가는 감정들이 영화 말미에 제대로 터지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빨간머리앤: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추억 속 주제가를 들으면서 회상에 젖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찾아옵니다. 1908년 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 국내에서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tv판 애니메이션이 방영돼 큰 인기를 끈 바 있죠. 이번에 개봉하는 작품은 보육원을 떠난 앤이 그린게이블의 매튜, 마릴라와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투박한 듯 하면서도 섬세한 화면과 tv시리즈 전문 성우들의 더빙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되살렸습니다.

- 자료제공: 맥스무비

◆ 1월 둘째 주 공연 소식

1. 지킬 앤 하이드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집니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에게는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휠체어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2. 쉬어매드니스
추리극 <쉬어매드니스>가 1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2관에서 공연됩니다.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에게는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 자료제공: 티켓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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