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더 박정현 선수 아버지의 편지

▲ 박정현 선수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 박정현 선수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절벽에서 설원의 국가대표까지……. (박)정현이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아주 행복한 우리사회의 가족이다. 그리고 진정한 국가대표다.”

오는 29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스노보더 박정현 선수의 아버지 박덕주 씨의 편지다.

박 선수의 아버지는 이 편지를 대회 조직위에 보내 “이 편지가 장애 어린이를 둔 부모들에게 용기를 주고 우리 국민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해달라는 뜻으로 보내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나이 25세로 아버지가 운영하는 곤충체험학습장에서 일하고 있는 박정현 선수는, 스페셜올림픽에서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청년으로, 국가대표로 한몫을 하고 있다.

박씨는 “출생부터 어린 시절은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울정도로 험난한 길이었고,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의사는 ‘수유는 안하는 게 좋겠고 다운증후군이 확실하니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세요.’라고 이야기 했다.”고 박 선수가 태어나던 때를 기억하며 “출생 3개월 무렵 영양제라도 맞춰줄 요량으로 병원을 방문했는데 의사는 ‘기대를 걸지 말고, 3살 정도 되면 집에서 감당하기 힘드니 시설로 보내셔야 될 겁니다.’라며 돌려보냈다.”라고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낮엔 집과 병원을 연실 오가며, 밤에는 내내 등에 업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잠을 청하기를 1년여……. ‘이 아이는 내게 왜 왔을까?’라는 고민 끝에 사랑이 없는 내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하려나 하는 마음으로 위로를 했고, 분명 우리 아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아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몸부림쳤다.”고 편지를 이어갔다.

부모의 마음처럼 박 선수는 20여 년 동안 고등교육까지 마무리하고 틈틈이 운동해 택견 단증을 따고, 인라인, 스노우보드 등을 끊임없이 훈련했다. 그리고 박 선수는 설원위에서 스노보더로 질주할 스페셜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 박정현 선수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 박정현 선수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박씨는 편지를 통해 ‘정박사’와 ‘행복전도사’로 통하는 박 선수의 일상을 전하기도 했다.

충북 오창에 위치한 곤충체험학습장에서 일하고 있는 박 선수는 어느 날부터 자신을 ‘정박사’로 불러달라 이야기 했고 가족들은 이를 수렴했다. 아마도 직장에 드나드는 (곤충학) 박사들의 직함이 마음에 들은 듯 했다는 것이 박씨의 이야기다.

그는 “정현이의 업무는 전시장 1·2층 청소, 곤충 먹이주기, 주변 정리, 학생들이 견학을 올 때면 카메라맨으로 바뀐다. 출군해 업무내용을 받으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에 옮긴다.”며 “집에서도 자신의 일은 물론 청소나 빨래까지 가족들을 위한 수고도 도맡아한다. 정현이의 일과는 매일 다를 것이 없지만 지겨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수고로 온 가족이 행복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항상 즐겁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고, 가족이 행복할 수 있고 직장 동료가 행복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사양하지 않는다. 그래서 ‘행복 전도사’로 통한다.”며 “이제 정현이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아주 행복한 우리사회의 가족이다. 그리고 진정한 국가대표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