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대 오른 귀래 사랑의 집 장씨, 혐의 부인
재판대 오른 귀래 사랑의 집 장씨, 혐의 부인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2.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계 “가정 내 폭력과 장애인 보호 아래 벌어진 학대가 잘못된 포장으로 묻혀”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장모 씨에 대한 2차 공판이 19일 오전에 진행된 가운데, 장 씨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증거까지 부동의 하고 나섰다.

장애인 21인을 입양해 ‘천사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폭력과 학대는 물론 수급비 횡령을 숨겨온 장 씨는 폭력과 사체유기,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등의 혐의로 지난 해 12월 22일 구속됐다.

귀래 사랑의 집 사건의 전말은 지난 해 장애인 2인이 사망 후 각각 10년과 12년 영안실에 방치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해 6월 21일 당시 장 씨와 함께 살고 있던 장애인 4인이 분리 조치됐으며, 나머지 13인은 행방과 생사는 물론 실존 여부 조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이후 사망한 장애인 중 한 명인 故 장성광(본명 이광동) 씨는 친가족이 나타나 장례를 치렀고, 분리조치된 장성아 씨는 지난 1월 말 분리 당시 건강검진에서 직장암 4기(말기) 진단과 함께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해 말 구속 이후 지난 달 24일 1차 공판이 진행됐으며, 19일 2차 공판에서는 검사가 기재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인정여부를 확인하는 답변이 이어졌다.

하지만 장 씨측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마저 모두 부동의하는 등 태도를 보였다.

장 씨측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 위반과 사회복지법 위반, 사체유기, 폭행, 상해 등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대부분의 혐의를 부정했으며 “단, 사기와 사문서 위조는 아직 검토 중으로 답변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체유기의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유기(목적)가 아니다.”라며 법리 판단에서의 사체유기가 아님을 주장했고 “상해의 경우는 문신 사실은 있으나, 동의를 받았고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으며 실종 시를 대비한 긴급피난으로 보호를 위해서 불가피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더불어 장 씨측 변호사는 고발장과 진술조서, 가정폭력피해 사실 확인서, 분리된 장애인들에 대한 내담자의 조사서와 관찰진단 보고서 등 모든 증거물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나타냈다. 또 가족이 나타나 친자확인을 통해 장례를 치룬 故 장성광 씨와 친어머니의 친자확인서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장애계 관계자는 “해당 사항은 장 씨의 혐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단지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장 씨측 변호사는 “피고인 장 씨는 지병이 있고, 장애계는 인권과 관련해 학대 등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과거 길거리에 버려진 장애인을 가정으로 데려와 자녀와 부모 관계로 보호해 왔다.”며 “추후 보석신청을 하게 되면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 씨는 공판이 끝날 무렵 “억울함을 풀기 위해 특별변호인을 선임을 요청하는 서면을 판사에게 제출했다.”고 밝혔고, 이에 판사는 “특별변호인 요청에 대한 서면은 인정할 수 없다. 만약 필요하다면 다른 이유를 제출하라.”고 말해 특별변호인에 대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판사는 “사건이 복잡하고 구속기간도 있기 때문에 (재판)이 빨리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3차 공판은 다음 달 26일로 정해졌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30여 명이 넘는 장애계 관계자와 원주귀래사랑의집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이하 귀래사랑의집공대위) 관계자가 자리를 지켰다.

귀래사랑의집공대위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불가피한 경우 직접적 증거로는 피해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재판정에 서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3차 공판 증인으로 당시 가정폭력을 확인한 가정폭력상담소 관계자와 장애인들과 만난 내담자 등이 신청돼 있다. 하지만 판사가 이들의 증언 만으로 불충분하다고 판단할 시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증인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귀래사랑의집공대위 관계자들은 지적장애인들이 낯선 환경에서 진술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최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탄원서와 진정서를 만들어 해당 사건 죄질의 무거움을 알리는 데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임소연 활동가는 “사회적으로 가정 내 폭력이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것으로 포장되면서 재대로 처벌받지 못하고 인권이 묻히고 있다.”며 “이 사건 역시 사건의 무게와는 관계없이 가정 내 폭력과 장애인 보호라는 이름아래 벌어진 학대가 유야무야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해 장 씨 사건의 법적 처벌이 사회에 전할 시사점을 강조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