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ING>> 제주 4.3사건을 다룬 독립영화 '지슬'이 지난달 개봉한 데 이어, 제주 사회의 아픔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념’ 또한 관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는데요. 이번 주 문화클로즈업에서는 4.3 사건부터 강정마을 사태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의 비극을 묵직하게 담아내 최근 극장가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합니다.

<<SINK>>
그나저나 도새기(돼지) 밥 줘야 할낀데.
(하루 이틀 굶으면 도새기 죽습니까. 내일 모레 나갈 것 아닙니까.)

민간인 학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는지도 모른채 동굴에 옹기종기 모여 소소한 농담과 함께 따뜻한 감자를 나누는 사람들. 밤하늘을 보며 이 시간이 곧 끝날 거라는 희망으로, 내일을 기다리는데요.

제주 출신으로, 그동안 전작들을 통해 제주섬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그려냈던 오멸 감독은 영화 속에서 광활한 자연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며 사건을 전혀 알지 못하는 젊은층에게도 강한 울림을 줍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지슬>은 개봉 12일 만에 국내 관객 6만 명을 넘기며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NT 황진미/ 영화평론가
“단순히 (사건의) 고발 차원이 아니라 그때 죽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아우르며 위로하는 진혼제 같은 그런 형식을 띠고 있고, 그것을 보았을 때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부분도 결국은 그런 제의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슬>에 이어 지난 3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비념>.

영화는 제주 4.3 사건으로 현재까지 고통받고 있는 강상희 할머니의 개인사에서 출발하는데요.

4.3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강 할머니의 삶을 주축으로, 잊혀져가는 제주 4.3사건이 실제로 존재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역사임을 전합니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임흥순 감독은 제주의 낭만적인 풍경 속에 묻힌 시린 역사와 기억들을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최근의 강정마을 사태에 이르기까지 비극의 현장이 된 공간들을 훑으며 찬찬히 제주의 슬픔에 다가갑니다.

INT 임흥순/ '비념' 감독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통로를 좀 만들고 싶었거든요. ‘안타까운, 불행했던 제주의 과거의 모습도 있는 것을 생각을 하면서 제주도를 보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우리에게 잊혀져 가고 있는 현대사의 아픔을 다룬 두 영화. 아직까지도 깊은 슬픔을 간직한 제주와 제주사람들의 삶에 잔잔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 영상취재: 김준택 카메라기자/ 편집: 김선영 PD

◆ 이번 주 개봉영화

<런닝맨>
한때 '도망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던 전과자에서 이제 낮에는 카센터 직원, 밤에는 콜 전문 기사로 활동 중인 차종우. 하루아침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는데요. 아들에게조차 의심받는 상황 속에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종우는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한 반격을 준비하는데... 주연배우 신하균의 움직임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영화 <런닝맨>. 지금껏 액션 영화와 연관이 없었던 신하균은 자신의 첫 액션 작품에서 달리고 구르고 뛰어내리는 맨몸 액션을 훌륭히 소화해 냈는데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헐리웃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 폭스가 메인 투자를 맡아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브로큰 시티>
의문의 총격 사건으로 권고사직을 하게 되는 '빌리'. 어느 날 뉴욕 시장 니콜라스가 자신의 아내 캐틀린의 불륜을 조사하기 위해 빌리를 고용하는데요. 니콜라스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빌리는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고,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두 남자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 액션 범죄 영화 <브로큰 시티>. 영화 <레미제라블>의 러셀 크로우와 <파이터>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마크 월버그의 연기 대결이 영화의 가장 큰 기대요소인데요. 여주인공 캐서린 제타존스를 비롯해 폭발적인 연기력을 자랑하는 세 배우의 시너지 효과가 관객들에게 강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홀리 모터스>
유능한 사업가 '오스카'의 하루는 이른 아침, 고급 리무진 홀리 모터스에 오르면서 시작됩니다. 비서인 '셀린'과 함께 파리 곳곳을 누비는 '오스카'. 차가 멈출 때마다 사업가 오스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세계적인 거장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1999년 <폴라X> 이후 1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긴 공백 이후 내놓은 작품인 만큼 감독은 영화와 연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냈는데요. 두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다양한 장르의 단편 영화를 한꺼번에 보는 듯한 만족감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제공: 맥스무비

 

◆ 4월 첫째 주 공연 소식

1. 젊음의 행진
창작뮤지컬의 스테디셀러 '젊음의 행진'이 오는 6월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공연됩니다. 학생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휠체어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2. 복덕가아든
연극 '복덕가아든'이 28일까지 서울 키작은 소나무 극장에서 펼쳐집니다. 청소년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할인혜택이 있습니다.

3. 다시, 행진
14년 만에 재결성된 록의 전설 '들국화'의 콘서트가 14일까지 서울 인터파크 아트센터에서 펼쳐집니다. 장애인은 할인혜택이 있으며 공연장에는 휠체어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있습니다.

- 제공: 티켓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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