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마치고 돌아가던 경기공투단, 지하철서 영문 모른채 폭력 당해

경기장애인자립생활쟁취공동투쟁단(이하 경기공투단)의 장애인활동가들이 노숙농성을 정리하고 나오다 지하철 역사에서 술에 취한 부천시청 공무원에게 폭행 당했다.

지난 8일 경기공투단은 3일간의 9대 요구안 노숙농성 끝에 부천시로부터 ‘활동보조 24시간 추가지원’과 ‘장애인콜택시 법정대수 도입’ 등을 약속 받고, 새벽 6시경 귀가를 위해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천시 교통정책과 주무관인 김 씨가 일행에게 다가와 들고있던 손가방으로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유진 활동가의 머리를 툭툭 쳤다는 것이 경기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의 증언이다.

이 집행위원장는 “김 씨가 김 활동가에게 ‘헤드락’을 걸어 잡고 10m가량 끌고 갔으며, 들고 있던 손가방으로 여러 차례 폭력을 가했다.”고 설명하며 “당시 김 씨의 얼굴에서 살기가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폭력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이 집행위원장 또한 구타를 당해 휠체어에서 굴러떨어졌으며, 손가방에 매달린채 끌려다니다 또다시 여러 차례 폭력에 휘둘렸다.

이 집행위원장이 휠체어에서 떨어진 사이, 함께 있던 또다른 부천시 교통정책과 주무관은 김 활동가를 따로 불러내 ‘술 마시고 저지른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라고 설명했으며, 이후 곁에 있던 다른 활동가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하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이 집행위원장은 “처음에 김 활동가를 툭툭 쳐서 아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눈빛을 보니 아니어서 막으려고 저지하다 굴러떨어졌다.”고 밝히며 “우리가 아무런 해코지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폭력을 가했는 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함께 있던 동료 주문관이 사과를 하는 동안에도 가해자는 피식 웃고 있었다. 술에 취해 우발적인 행동이었다고는 하나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만취한 것 같진 않았다.”고 기억하며 “의도적으로 때린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이 집행위원장은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용인병원으로 옮겨 검사를 받고 있다. 다행히 골절은 없으나, 바닥에 끌리면서 욕창으로 인한 상처가 더욱 헤집어져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김 활동가 또한 집 근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에 부천시청 교통정책과 과장과 폭력을 가한 주무관은 병원을 찾아 사과를 했으며 ‘술에 취한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변명했다.

정확한 사고 정황은 경찰 조사 중에 있으며, 경기공투단은 가해 공무원에 대한 적절한 징계와 아울러 부천시청 김만수 시장의 사과와 시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권교육을 요구한 상태다.

이 집행위원장은 “시청 측에서 우리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직적인 대응을 하진 않을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기지역 순회 투쟁 ‘함께가는 세상’을 진행 중인 경기공투단은 지난 5일~7일까지 3일간의 농성과 6차례의 면담 끝에 부천시와 ▲올해 활동지원서비스 인정점수 380점 이상 장애인(1등급) 24시간 보장 ▲올해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100% 도입 ▲저상버스 2023년까지 100% 도입 ▲2014년 장애인자립생활센터 1개소 신설 ▲2014년 체험홈 설치 및 자립주택, 초기정착금 예산 확보 등을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부천시가 시장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차단하기도 했으며, 경찰이 부천시청 정문과 후문에서 장애인 활동가들의 진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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