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 서울 도심의 한 공연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연극을 앞두고 한창 막바지 무대작업에 한창입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겁니다.

1980년대 사람들을 감금, 폭행하고 심지어 암매장까지 하는 인권유린으로 충격을 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사건은 1987년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 묻혀버렸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한편, 사건의 피해당사자인 한종선 씨는 지난해 말 복지원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한 책을 펴내기도 했는데요.

여러 인권단체와 연구회 등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움직이는 새, 문화계 일각에서도 사건을 다룬 연극과 다큐 제작에 뛰어들었습니다.

극작가 장지연 씨와 한종선 씨가 만나 ‘유리바다’라는 제목의 희곡을 써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실험다큐극 ‘우리는 난파선을 타고 유리바다를 떠돌았다’.

이 연극은 이번 달 말까지 계속되는 ‘제15회 서울변방연극제’에 공식 초청됐는데요.

다큐멘터리와 연극이 한 무대에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그동안 고정된 이미지로 그려졌던 피해자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내려 했습니다.

극을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장지연 씨는 ‘피해자’라는 이미지에 갇힌 한종선이 아닌 인간 한종선의 모습을 연극을 통해 그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INT 장지연/ ‘우리는 난파선을 타고 유리바다를 떠돌았다’ 연출
“어쩌면 우리가 연민이랑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 시선 때문에 형제복지원처럼 어떤 사람들은 부랑아로 배제됐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관객들이 어떤 피해자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인간 한종선 씨의 모습을 보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무대에 직접 배우로 오르게 된 한종선 씨는 이번 공연이 ‘보는 연극’을 넘어 관객들로 하여금 ‘행동하는 연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INT 한종선/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당사자
“이게 한가지 그 이슈거리 그리고 재미거리 자기 이제 봤다는 만족감으로 끝나기보다는 위에서 대책을 만드는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해갖고 항의라도 하는 게 낫다는 거죠. 그러면 위에서도 좀더 좋은 대책을 만들어 낼거고”

그동안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던 사람들.

이번 연극을 통해 여전히 어둠 속에 있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밝은 곳으로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영상취재: 유동국 카메라기자/ 편집: 김선영 PD

◆ 이번 주 개봉영화

<감시자들>
범죄 대상에 대한 감시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 그러던 중 제임스가 이끄는 범죄 조직이 3분 만에 저축은행을 터는 사건이 발생하고, 감시반의 신참 하윤주는 모든 기억와 단서를 총동원해 제임스를 쫓기 시작하는데.. 시선을 피해 완전 범죄를 이어가는 이들과 감시 전문가들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지는 영화 <감시자들>. 이태원과 청계천, 여의도 등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 액션이 영화를 더욱 몰입하게 하는데요. 데뷔 이후 최초로 악역으로 변신한 정우성의 차갑고 지적인 매력을 비롯해 설경구, 한효주 등의 배우들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인 더 하우스>
한때 작가를 꿈꾸던 고등학교 문학 교사 제르망과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의 아내 쟝.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그들에게 클로드란 학생의 작문 과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클로드는 과제를 핑계로 부부와 가까워지고, 점점 도를 넘어선 행동들을 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레퓨지’ 이후 소식이 뜸했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3년 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간 독특한 유머와 감수성, 심리학적 통찰력을 조화시킨 연출력으로 근친상간과 살인 같은 주제를 대담하게 그려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 못지 않은 기발한 상상력과 발칙한 캐릭터, 재치 있는 대사들을 잘 녹여냈습니다.

- 제공: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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