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Job 자립생활센터 시국선언문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국가의 주권이 전체국민에게 있고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지난 18대대통령 선거당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기본원리가 훼손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다. 각계각층의 시국선언과 ‘2013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되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장애인도 한 시민으로 민주주의의 퇴보를 묵과할 수 없었기에 이 시국선언문을 적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퇴보는 복지국가의 퇴보이고, 복지국가의 퇴보는 장애인의 삶의 퇴보이기에 우리 장애인 당사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분노의 소리를 함께 내지르게 되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당시 국정원 직원들은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인터넷 댓글 등으로 선거 개입을 자행했다. 국정원, 그 정확한 명칭은 국가정보원으로 직원 1만 명, 연간 예산 1조원, 올해 우리나라 총예산이 340조원임을 감안하면 국정원이라는 일개 부처가 쓰는 1조원이라는 돈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선발된 정예자원들인 국정원 직원들이 지키라는 국가의 안보는 안 지키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종북좌파’를 차단한다는 명목 아래 정치계에 동원되어 인터넷 정치댓글을 쓴 행위는 정상적인 국가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이 사건을 물타기 하기 위해 국정원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북한에 바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공개된 정상회담 회의록에서는 이를 입증할 부분이 한군데도 없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여야는 두 차례에 걸쳐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는 대화록을 찾았지만 지난 22일 ‘대화록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발표하였다.

국정원장, 국가기록원장 두 기관의 수장은 도대체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사회복지사들은 격무에 시달려 우울증을 앓아 자살하는 사건까지 일어나고 있는데 당신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러한 중대한 권력형 범죄행위를 저지르는데 동조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통령으로써 민주주의가 퇴보한 것에 대해 사죄할 생각은 있는가?

지난 대선에서부터 지금까지 위의 일련의 행위들을 보며 우리 국민은 많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일련의 모든 사태를 지켜보며 우리 스스로를 깎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과연 정말 우리 국민은 이렇게 어리석은가? 아니면 우리는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국가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을 때 발벗고 나서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분노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것은 역사의 방관자이다. 분노할 일에 분노하기를 결코 단념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과거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던 행동하는 양심 스테판 에셀’의 말을 빌려 말한다.

“분노해야할 때 분노하지 않는 것은
그 결과인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는 것이다!!!”

2013. 7. 25
Good Job 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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